◎야권서 김농림수산 해임건의안 제출로 “풍파”/지도부,「한지붕세가족」상황 이탈표방지 비상 야권이 불쑥 던진 김량배농림수산부장관 해임건의안이 여권에 때아닌 「표비상」을 걸었다. 17일 바쁜 하루를 보낸 민자당지도부의 목표는 바로 「19일의 완승」이다. 야당과의 대결에서 이기는건 문제도 아니지만 식구중 옆길로 빠지는 사람이 없도록 하는게 일이다.
당주변에서는 『장관이 차관을 참석시켜놓은채 불가피하게 국사를 위해 상임위를 잠시 떠난게 무슨 해임건의사유가 되느냐』 『김장관은 임명된지 불과 2개월도 안돼 대통령의 인사발령장에 잉크도 마르지 않았다』는둥 야권에 대한 온갖 험한 소리와 주장이 귀가 따갑도록 들린다. 하지만 이렇게 외쳐댄다고 해임건의안제출이 없던 일이 될수는 없다. 게다가 이번 건의안은 여권에는 「뜨거운 감자」인 UR문제와 연결돼 있어 여권지도부의 고민을 가중시키고 있다.
정작 여권지도부를 좌불안석하게 만드는 요인은 「무기명투표 징크스」이다. 민자당은 최근 국회에서 무기명투표가 이뤄질 때마다 거의 매번 「이탈표공포증」에 시달려야 했다. 지난해 박철언 김종인의원 석방요구결의안투표에서의 반란표가 나왔던게 대표적인 예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여권내부의 「적과의 동침」상황은 매한가지이다. 따라서 국회운영의 책임까지 떠안은 김종필대표를 비롯한 당지도부 모두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듯하다.
상황이 이러니 당지도부가 가만히 앉아있을리 만무하다. 17일 국회본회의에서 해임건의안제출사실이 보고되자마자 민자당은 여의도당사에서 문정수사무총장주재로 긴급시도지부위원장회의를 소집했다. 비공개로 이뤄진 회의에서 이한동총무는 야권의 건의안제출을 『통치권에 도전하는 서투른 짓』이라며 『이를 표로써 눌러버려야 한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총무는 오는 19일상오의 표결을 앞두고 당일 상임위원장및 간사단조찬, 의원총회에서의 김종필대표인사말등을 통해「단합」을 도모할 방침임을 밝혔다. 이어 문총장이 구체적인 표단속계획을 시달했다. 『18일부터 19일 아침까지 시도별로 위원장주관아래 의원간담회를 개최하라. 김대표와 서청원정무장관등 당직자들이 직접 간담회에 나가 의원들을 만나겠다. 의원 개개인도 야당과 무소속의 친한 의원들에게 「협조」를 당부해달라』는 요지였다.
명분이 자기쪽에 있음을 자신하면서도 속으로는 남이 아닌 자기식구 단속하는데 전전긍긍하는 민자당의 「앞과 뒤」는 정말 요지경속이다.【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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