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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김일성 이상” 소문/이기택 대표가 밝힌 「유고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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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부터 “김일성 이상” 소문/이기택 대표가 밝힌 「유고설」

입력
1994.02.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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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이나 사고… 집무불능 상태/미 정보통에 들어 믿을 만하다” 북한핵문제로 한반도정세가 「월드뉴스」의 초점으로 부각된 상황에서 이기택민주당대표가 17일 「김정일유고설」을 밝혀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이대표는 이날 상오11시께 국회대표실에서 몇몇 기자들에게 『유력한 북한 소식통으로부터 김정일의 신변에 중대한 변화가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느긋하던 좌중의 분위기는 이대표의 한마디로 날이 선듯 경직되기시작했다. 이대표는 16일 아침에도 자택을 찾아온 기자들에게 지나가는 말로 유고설을 밝힌 적이 있었기때문에 그냥 흘릴수만은 없게 된 것이다.

 이대표는 『사고내용은 정확하지않으나 총격이나 교통사고를 당해 집무가 불가능하다더라』면서 『사실이라면 북한의 권력승계에 중대변화가 생긴 것』이라고 부연했다. 이대표는 『믿을만하다』는 표현으로 소식통의 신뢰도를 전하면서 『며칠전 들었는데 김의 생일날인 어제(16일) 나타나지않아 더욱 믿게됐다』고 말했다.

 이어 로이터통신이 12시20분께 서울발로 이대표의 「김정일유고설」발언을 긴급기사로 타전하면서 사태는 확대되기 시작했다.

 하오 1시이후 국회 민주당대표실에는 진위를 알아보려는 전화가 쉴새없이 걸려왔다. 미국대사관 일본대사관 정부관계자들의 전화가 있었고 일본후지TV, 토쿄TV등 외신기자들도 대거 몰려들었다. 미대사관의 정무참사관 에릭 존은 박지원대변인에게 『소스(정보출처)가 어디냐』고 물었고 박대변인은 『대표가 안다. 외신수준의 정보로 생각하라』고 일단 조심스럽게 답했다.

 내외신기자들이 모여들기 시작한 하오3시께 이대표는 18일의 국회연설문을 점검하기위해 대표실에 왔다. 이대표는 예상외로 사안이 커지자 『나를 개입시키지 말아달라』며 이때부터 말을 아끼려는 눈치를 보였다. 그러나 질문이 쇄도하자 이대표는 『정보통은 미국쪽 사람이다』 『재미교포는 아니다』 『4일전에 들었다』고 한마디씩 던졌다. 이대표는 『그 사람도 그런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그래서 어제 생일날의 김정일거취를 주시해봤던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대표는 『아직 확인된 내용은 아니다. 그러나 외신도 유고설을 타전하는만큼 진위를 확인, 사실이라면 대응책을 준비해야한다』고 말했다.【이영성기자】

◎동경급보·조총련등이 진원/주변인물 부패심해 잇단 숙정/외교실패로 「후계자 자질」의심

 ○…『김정일의 해외 자금줄이 막히는등 그의 신변에 이상이 생긴것 같다』는 얘기는 금년초부터 조총련계기업과 남북한교역에 관여한 한국기업들 사이에서 전해지기 시작했다고 산케이신문은 17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의하면 김의 개인금고역할을 해온 이른바 「당중앙 39호실」이라는 비밀기관이 산하에 평양의 대성은행(이사장 최수길)과 빈의 금성은행을 두고 해외에서 들어온 외화를 김의 개인자금으로 운용하면서 그의 후계체제확립을 위해 투자해왔다는 것.

 당중앙 39호실은 정부예산외에도 해외에서 들어온 막대한 충성의 헌금을 이용,당살림을 거의 장악하고 자신의 후계체제를 확립하기위한 자금으로 사용해왔다고 산케이 신문이 전했다.

 산케이 신문은 소식통을 인용, 『한국의 기업들도 앞으로 있을 북한과의 무역 거래에 대비, 최수길실장등 39호실 관계자들과 접촉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고 밝히고 『39호실의 폐쇄는 김의 심복중 하나로 한국 기업의 창구역을 맡아 왔던 김달현 전부총리겸 국가 계획 위원장의 실각과도 관계가 있다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이 신문은 또 김의 해외 송금 통로가 폐쇄된 것은 최근 북한에 뇌물이 만연, 특히 외화를 취급하고 있는 대외 부문에서 부패가 두드러지기 시작하면서 밀고 등에 의한 중상·모함으로 김의 주변이 숙정 대상이 되고 있음과 무관치 않다고 덧붙였다.

 김의 기반약화는 지난해 그의 측근인 김달현 전부총리 겸 국가경제계획위원장이 실각한 것이나 김일성의 동생인 김영주가 18년만에 부주석으로 기용된 것과도 연관이 있다고 소식통들은 전했다.

 특히 김영주부주석은 외국대사들을 접견할때 주석이 생존해있는 동안은 김정일에게 권력이양은 없을 것이라고 발언하는등 김의 권력이양에 제동을 걸었다는것.

 ○…마이니치(매일)신문도 이날 서울발 기사에서 『북한의 핵확산 금지 조약(NPT) 탈퇴를 주도해 왔던 김정일은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핵사찰을 수락함으로써 위신이 크게 떨어졌다』면서 『김의 주변에 이변을 엿보이게 하는 정보가 있다』 『외교적 실패에 의해 김일성으로부터 「대를 승계하는 혁명」은 좌절이 깊어지고 있다』는 등으로 전했다.

 이 신문은 또 최근 빌리 그레이엄 목사를 동행해 북한을 방문했던 한 소식통이 『김일성은 2년전의 방북 때와 달리 김정일에 관한 질문을 피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밝혔다면서 『이같은 현상은 김정일의 권력 저하설을 낳고 있다』고 덧붙였다.【도쿄=이재무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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