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과거청산 소극적” 비판/민자/「인치」 논란에 적극 변론/재산공개·실명제등 후한점수 일치 김영삼정부출범 1주년을 앞두고 17일 민자 민주 양당의 정치이론가들이 개혁공방을 벌였다. 민자당의 백남치의원과 민주당의 유인태의원은 이날 관악행정학회(회장 이종수)가 주최한 「김영삼정부 개혁의 역사적 의미와 평가」라는 심포지엄에서 각각 기조논문을 발표, 개혁1년을 평가하는 장외공방을 벌였다.
기본적으로 두 의원은 문민정부의 출범에 역사적인 의미를 부여했다. 국내의 민주화흐름과 공산주의붕괴등 세계사적인 대변화가 문민정부의 탄생을 이끌어냈다는 평가였다. 재야운동권출신인 유의원은 『학계와 재야일각에서는 현정부의 성격을 신보수주의로 규정하고있으나 김영삼정부의 성립 자체가 갖는 전향적 의미를 과소평가할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유의원은 『현정부의 성립과 개혁노선은 한 정치세력의 선택이 낳은 결과가 아니라 역사적 산물』이라며 『그 고정적 한계를 강조하기보다 이를 극복하고 개혁을 촉진시켜야 한다는 시야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일단 긍정적인 시각으로 접근했다.
민자당내 민주계의 브레인으로 꼽히는 백의원도 『세계는 지금 개혁경쟁시대에 들어갔으며 우리는 문민정부의 탄생으로 당당히 세계인과 어깨를 겨루는 경쟁의 대열에 동참할수 있게 됐다』면서 『여기에 문민정부의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두 의원은 공직자재산공개, 군과 안기부의 구조개편, 사정, 금융실명제실시등에 대해서도 『과감한 시도』라며 공통적으로 후한 점수를 주었다.
그러나 개혁의 본질및 종합평가에 대한 시각은 판이하게 달랐다. 유의원은 우선 개혁의 한계와 그 이유를 몇가지 지적했다. 과거사청산에 대한 소극적 태도, 재벌위주의 사회·경제정책 답습, 남북관계에서의 비자주적 태도등이 유의원의 도마에 올랐다. 유의원은 이같은 문제점이 5·6공과의 연계및 위로부터의 개혁이 갖는 근본적 한계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했다.
이에비해 백의원은 개혁의 본질에 대해 적극적인 변론을 폈다. 백의원은 현정부 개혁의 차별성을 무엇보다 김대통령의 솔선수범에서 찾았다. 「인치」논란에 대해선 『정치의 주체는 사람이며 지난 수십년간 우리에게 아쉬웠던 것은 민주적 리더십』이라며 『과감하고 신속한 개혁을 요구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문민독재라고 공격하는 것은 무책임한 단어의 유희』라고 강조했다. 백의원은 또 『과연 개혁프로그램이 있느냐는 식의 냉소적 질문은 기득권층의 불안심리에서 제기된 것일뿐』이라고 진단했다.
두 의원은 개혁의 과제에 대해 약간 다른 처방을 내렸지만 개혁 자체의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형성했다. 특히 유의원은 『김영삼정부의 개혁이 후퇴하는 양상을 보이는 현단계에서 야권의 정치세력들은 정부를 견제하고 견인할 수 있도록 연대해 개혁의 구심역할을 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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