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루토늄 과잉도 확산부 채질 탈냉전의 조류와 함께 미·러간의 핵전쟁위험은 사라졌지만 핵개발공포는 오히려 세계적으로 확산추세에 있다.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국제사회에서 핵은 바로 가장 확실한 힘의 척도이기 때문이다. 강대국들은 핵보유국이란 기득권을 계속 유지하면서 새로운 핵국가의 출현을 막아 보려고 안간힘을 쏟고있지만 핵미보유국의 핵개발시도는 이보다 훨씬 집요하다.
현재 핵무기 보유국으로 공식인정받는 나라는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인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등 5개국. 이들의 주도로 70년 3월 발효된 핵확산금지조약(NPT)은 자신들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핵개발을 금지하고 있으나 상당수의 국가들이 이를 무시한채 핵개발을 노골적으로 시도하고 있으며 또 일부국가의 핵보유는 이미 공공연한 비밀이 되고있다.
미카네기재단이 지난해 발표한 「핵확산현황에 관한 보고서」에 의하면 핵원초보유국인 이들 5개국외에 16개국이 핵개발의혹을 사고있다. 이중 옛소련으로부터 핵무기를 승계한 우크라이나 카자흐 벨로루시가 당당한 핵보유국반열에 들어 있고 이스라엘 인도 파키스탄이 사실상의 핵무기보유국으로 분류되고있다. 또 지난해에는 남아공이 이스라엘과 함께 핵탄두6기를 공동개발한후 폐기했다는 사실을 스스로 밝혀 세계를 놀라게 했다.
지난해 스웨덴의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가 발표한 연차보고서는 이스라엘이 핵탄두를 최대 98개, 인도는 60개, 파키스탄은 10개까지 개발할 능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스라엘은 63년 프랑스가 공급한 원자로를 개량, 2백∼4백15㎏의 플루토늄과 핵탄두 48∼83기를 생산한것으로 추측되고있다. 이라크는 걸프전때 핵개발이 좌절됐으나 여전히 핵개발의도를 포기하지 않은 나라로 분류된다.
영국의 국제전략연구소(IISS)등의 분석에 의하면 아르헨티나 브라질이 핵무기개발중단을 선언했으나 여전히 개발의사를 가지고 있는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이밖에 알제리 리비아 이란등도 핵개발의혹국으로 시선을 받고있다. 또 일본이 프랑스로부터 향후10년간 85톤의 플루토늄을 도입하기로 함으로써 비핵정책포기의 신호탄 아니냐는 우려를 자아내고있다.
여기에다 동서냉전종식이후 옛소련이 보유한 핵기술과 핵물질이 제3국으로 유출돼 핵확산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도 우려할 만한 사안이다. 러시아를 비롯한 옛소련지역에는 1만명의 핵전문가중 3천명이 핵무기개발기술을 갖춘 기술자인데 이지역의 경제난이 심화되면서 제3세계로의 인력유출문제가 국제사회의 현안으로 등장하고있다.
핵무기제조원료인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의 세계적인 과잉현상도 핵확산우려를 부채질하는 요인이다. 현재 전세계에서 가동중인 발전용원자로는 4백40기나 되며 여기에서 매일 나오는 플루토늄은 10개의 원자폭탄을 만들수있는 분량이다. IAEA는 지금까지 이들 원자로에서 나온 플루토늄과 우라늄이 1백∼2백톤은 될것으로 추정하고있다. 그러나 이들 핵물질은 관리가 허술해 밀매 또는 도난위험이 매우 높다. 심지어 마피아를 비롯한 국제갱단이 구소련지역에서 남아도는 플루토늄의 입수를 시도하고있다는 정보가 심심찮게 흘러나오기도 한다.【김상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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