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늦어 기득권형성 안됐다” 판단/무관세교역부담 회원가입은 신중 한국과 캐나다가 14일하오 양국외무장관회담을 갖고 두나라의 관계를 「특별 동반자관계(SPECIAL PARTNERSHIP)」로 확대 발전시켜나가기로 합의함으로써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에는 하나의 「고리」가 걸렸다.
한승주외무장관은 이날 울레캐나다외무장관과의 회담이 끝난뒤 『양국은 보다 광범위한 동반관계를 이끌어가기기로 했다』면서 이번 회담이 특별동반자관계의 출발이 될것이라고 밝혔다. 즉 한국과 NAFTA의 주요국인 캐나다가 상호 광범위한 양자간 협력보완관계를 맺음으로써 다소 배타적인 NAFTA의 지역볼록 성향에 제어를 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북한핵문제의 급박함때문에 NAFTA 3국중 멕시코방문을 취소하긴 했지만 한장관의 미국과 캐나다방문은 세계적 추세인 지역간 경제블록화에 대비한것이었다. 이는 주변국가들간의 관계때문에 현실적인 지역경제블록구성이 쉽지않은 우리의 현실에대한 자구책이기도 하다.
NAFTA가 역내국가들에대한 배타적결속력을 강화해 나간다면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국가들이 현재 구상중인 아세안자유무역지대(AFTA)창설을 서두를 것이고 나아가 동아시아경제협의체(EAEC)결성을 가시화할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아시아국가들의 지역화움직임이 강화되면 유럽연합(EU)의 배타성은 더욱 뚜렷해질것이며 어느 한쪽에도 속해있지않은 우리로서는 「지구촌경제블록의 고아」로 남게될 우려도 없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동북아권의 잠재적 경제대국인 중국은 거대한 시장성을 바탕으로 홍콩 싱가포르등과 연계한 화교경제권을 구축할것이고 일본은 자체 경쟁력을 안고 각 지역경제블록간의 매개역에 치중하게 될것이다. 결국 우리의 경제적 고립은 더욱 가속화될 「위기」에 처해있다는 분석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이같은 상황을 탈피하기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한장관은 NAFTA 순방을 선택했다. 이는 미국 캐나다 멕시코 3국의 경제성향의 차이로 인해 「역내의 틈새」가 상대적으로 다른 블록보다 넓고 출범한지 얼마 되지 않아 기득권형성이 채 안돼있다는 판단에서 나온것이다.
이날 합의된 한―캐나다간의 「특별동반자관계」가 구체적인 틀을 마련했다거나 분야별 협력사안에 합의한것은 아니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더 큰 의미를 끌어낼 수 있다는 대목은 이같은 상황성 때문이다.
그러나 한장관이 이같은 동반자관계를 역설하면서도 『아직은 정식 회원국으로서의 가입을 고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힌 대목은 눈여겨 봐야한다. NAFTA회원국간의 무관세교역은 우리에게 「제2의 UR」로 다가올 수 있다는 점에서 아직은 신중해야한다는 현실성이 깔려있기 때문이다.【오타와=정병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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