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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등·개근상 없애고 행사도 스스로 준비/국교졸업생 새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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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등·개근상 없애고 행사도 스스로 준비/국교졸업생 새바람

입력
1994.02.1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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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업생 모두에 상… 주민초대 동네 축제로 졸업의 참뜻을 살리려는 국민학교 졸업식이 늘고있다.

 졸업생들이 의젓하게 논문집을 내거나 졸업신문을 발행하는가 하면, 학생들이 주인공이 되어 졸업식행사도 스스로 꾸민다. 졸업생 모두에게 다양한 상을 주고 「열린 졸업식」에 동네주민들까지 초대, 축제분위기를 고조시키는등 졸업식의 새 풍속도가 국민학교에서부터 자리잡아가고있다.

 운동장에서 추위에 떨며 형식적으로 치르거나, 교실에 앉은 채 「TV 졸업식」으로 국교 6년을 마감하던 졸업식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달라졌다.

 특히 이같은 즐거운 졸업식은 획일적인 우등·개근상제도를 지양, 졸업생모두의 장점을 칭찬해주고 격려해주고 있어 교육적으로도 바람직하다는 평가를 받고있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국교(교장 장길호)의 경우 오는 18일 졸업하는 5백11명의 학생 모두에게 각기다른 상장과 금메달을 수여한다. 이학교는 몇몇이 상을 대신받는것이 아니라 교장 선생님이 모든 학생들에게 일일이 상장을 주고 메달을 걸어주게된다.

 졸업생이 받는 상의 종류는 무려 2백20가지. 담임선생님이 1년동안 지켜보고 또 어린이들의 장래희망을 참고해 만든 상이다. 담임선생님이 정성들여 직접 글을 짓고 붓글씨로 써서 상장을 만들었다.

 발표를 잘하는 어린이에게는 스피치상,  조사분석숙제를 잘하면 탐구상, 청소를 열심히 한 어린이에게는 봉사상을 주게 된다. 이외에도 씨름왕상, 만들기상, 꾸미기상, 모범 어린이상등 색다른 이름의 상이 많지만 공부 잘했다고 주는 우등상은 없다. 졸업식날에는 졸업신문이 발간되고 여기에 졸업생 모두의 수상소식과 장래희망등이 소개된다.

 서울 동대문구 장안동 장평국교(교장 김문빈)는 열린 졸업식을 갖는다. 학교운동장이 아니라 동대문구 구민회관에서 학부모는 물론 동네 어른들까지 초대해 잔치같은 졸업식을 갖기로했다.  졸업식 프로그램도 선생님들과 어린이들이 머리를 맞대고 만들었다.

 11개 학급의 졸업생 모두는 자신의 글이 실린 졸업기념 학급문집을 낸다. 이 학교에서도 우등상을 뺀 근면상, 봉사상, 예절상, 저축상, 솝씨상등 갖가지 이름의 상을 모든 어린이들이 받는다. 

 서울 강동구 둔촌동 한산국교(교장 심덕보)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졸업생들의 졸업논문집을 발간했다. 졸업생 3백46명이 모두 자신의 힘으로 1편씩의 논문을 써냈다.

 서울 은평구 신사동 신사국교(교장 곽인성)를 졸업하는 5백4명의 어린이는 졸업장과 함께 교장선생님이 직접 「효」라고 쓴 붓글씨 선물을 받는다.

 서울시 교육청 구남웅장학사는 『자라나는 어린이들에게는 졸업식을 준비하는것도 교육』이라며 『모두가 상을 받는 졸업식,  교사와 어린이가 함께 꾸미고 동네 이웃까지 축하하는 열린 졸업식등은 점점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최성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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