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대위 배포에 야호응·여거절… 직원과 실랑이도 정부가 GATT(관세 무역 일반협정)에 UR(우루과이라운드)이행계획서를 제출한 15일 하오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앞. 의원들이 유권자를 신주 모시듯 하던 여느 때와는 분위기가 달랐다.
어깨띠를 두른 젊은이 9명이 등원하는 의원들에게 「UR 국회비준을 거부합시다」라고 적힌 분홍 꽃리본을 달아주기에 분주했다.
「쌀과 기초농산물수입개방저지범국민 비상대책위원회」(범대위)와 「UR협상 국회비준거부를 위한 여성연대」회원들의 표정은 UR비준저지농민대회참석자들에 못지않게 비장해보였다.그러나 한명의 국회의원들에게라도 더 꽃을 달아주려는 이들의 노력은 여야의원에 따라 희비쌍곡선을 그으며 계속됐다. 이들은 꽃을 뺏으려는 국회사무처 직원들과 실랑이도 벌였다.
『이번의 UR 국회비준은 무조건 통과해야합니다. 나는 UR를 찬성합니다』 민자당 한 간부는 달아주는 꽃을 뿌리치면서 냉정한 한마디를 던지고 총총히 의사당으로 들어가 버렸다. 민자당의원 상당수가 여성들이 내미는 꽃을 손을 저어 받기를 거부했다. 일부 의원들은 지역구를 의식한듯 꽃을 달기는 했지만 현관문을 들어서면서 정성껏 전해준 꽃을 슬며시 떼어버리는 모습도 보였다.
반면 민주당의원들은 꽃을 전해주는 손을 일일이 잡으며 『당연히 저지해야죠』라며 밝은 표정을 지었다. 의원 숫자에 맞추어 가져온 꽃은 하오2시15분께 이중 절반가량을 뺏겨 동이 났다. 이곳에서 시위를 할것이라는 첩보에 경찰이 대거 출동했으나 대학생들도 나타나지 않았다.
꽃 달아주기에 참여했던 한 여성은 『꽃을 거부하는 선량들을 볼때마다 우리 농촌이 무너져 내리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민자당의원들의 마음속에도 우리들의 자그마한 노력의 징표가 전해졌을것입니다』며 발길을 돌렸다.【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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