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때 지하철역 주변 성업… 도심은 기피/기사들끼리 자리다툼까지… 단속도 미지근 서울택시들이 셔틀화·지역화하고 있어 택시타기가 더욱 어려워졌다.
출퇴근시간이면 지하철역앞에 줄지어서 근거리 같은 방향 승객만 골라 태우는 셔틀택시가 부쩍 늘었다. 또 일부 택시는 교통이 복잡한 시내운행을 기피, 외곽의 일정한 지역만을 운행하고있어 시내방향으로 가려는 승객들은 빈차로 지나가는 택시에 승차거부 당하기 일쑤다.
서울 동작구 대방전철역 여의도쪽 출입구에는 늘 20여대의 택시가 줄을 서 있다. 국회의사당 63빌딩방향등 운전사가 자의적으로 정한 방향의 손님만 골라 태운다. 손님이 많은 출근시간에는 5명씩 태우는 택시도 많다.
도봉구 창동지하철역 앞에도 10여대의 택시가 줄을 서있다. 빈택시인데도 승객이 다가가면 행선지를 물어보고 방향이 다르면 옆 택시를 타라고 일러준다. 같은 방향의 승객이 3명이상 되지않으면 다음 지하철이 올때까지 기다렸다가 출발하는 택시도 많다. 요금은 거리에 관계없이 1인당 1천원. 미터기는 아예 꺾지도 않는다.
이 외에도 당산 신도림 쌍문 성신여대 노원역등 중요역마다 셔틀화된 택시가 성업중이다. 상오 7시부터 10시, 하오 8시부터 밤12시까지가 이들의 영업시간이다.
마을버스 기능으로 전락한 이 택시들은 출퇴근승객들에게는 편리하게 이용되기도 하지만 급한 볼일이 생긴 사람들에겐 여간 원망스럽지 않다.
셔틀택시 운전사들은 고참순으로 가까운 거리를 운행하도록 자기들끼리 규칙을 정하고 있으며 자기지역에 뜨내기 택시들이 들어와 영업하면 단체로 쫓아낸다. 시비가 벌어지면 주먹다짐을 하기도 한다. 이토록 횡포가 심한데도 단속은 미지근하다.
이런 불법행위에 대해 당사자들은 교통체증으로 사납금을 채우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변명하고 있다. 대방역 앞에서 셔틀택시를 운행하고 있는 윤모씨(31)는 『시내를 하루종일 돌아다녀야 사납금 벌기도 어렵다』며 『출근시간에 3시간만 움직이면 사납금을 채우고 한달에 50만∼60만원이상의 수입을 더 올린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다수 택시운전사들의 생각은 다르다. 경력 15년째인 최모씨(43)는 『사납금부담 교통체증같은 고충은 이해하지만 승차거부까지 해가면서 자기 욕심만 채우려는것은 서비스업 종사자로서 부끄러운 일이다. 이런 불법행위를 뿌리 뽑으려면 일시적인 단속보다 완전월급제와 현실적인 교통정책이 우선되어야한다』고 말했다.【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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