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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갈등 잠재울 「권위」표시/와병설속 등소평모습 왜 언론에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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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갈등 잠재울 「권위」표시/와병설속 등소평모습 왜 언론에 나오나

입력
1994.02.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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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당원불구 정책추진의 핵/보혁대결 심화속 정치영향력 더 늘어 설날(춘절)인 지난10일 인민일보를 비롯한 중국의 주요신문에 게재된 상해 양포대교위에서의 등소평모습을 담은 사진은 현재 중국 정치 현실속에서의 등의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춘절 하루전날인 9일 상해시의 주요지도자들을 만나보는 사진과 함께 게재된 이사진은 촬영시점이 추운 날씨인 지난해 12월13일이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담고 있다.

 다리위에 서있는 그의 모습을 만천하에 공개한것이 그의 의사였는지 아닌지는 그리 중요한것이 아니다. 정치적 목적을 위해 상징적인 사진을 사용하지 않으면 안되는 중국의 현실이 중요한것이다.등소평은 현재 직책이 아무것도 없는 중국 공산당의 일개 평당원에 불과하다. 신문에서도 그를 호칭할 때 단지 동지로만 호칭한다.

 실질적으로는 89년 11월 당중앙군사위 주석직에서, 형식상으로는 90년 3월 국가중앙군사위 주석직에서 떠나면서 그는 일체의 공직에서 물러났다. 그러나 그의 정치적 역할은 오히려 공직을 떠난 이후에 더욱 활발해 졌으며 이러한 경향은 그가 죽음에 가까이 다가갈수록 오히려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최근의 신문들은 어떠한 정책을 제시하면서 그것을 등소평의 과거의 지시와 연관시키는 경향이 급격히 늘어났다. 92년초의 남순강화는 그가 직접 움직이며 행한 현장지시였다. 그렇지만 최근들어 등의 「정치적 역할」은 지난해 11월초에 발간된 「등소평 문선」 제3권이라는 저작을 통해서 구현되고 있다. 등소평의 존재가 중국의 현실정치무대에서 끊임없이 환기되는것은 그가 개혁개방의 가속화에 따라 심화되고 있는 갈등을 잠재울수 있는 정치적 권위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그의 정치적 권위는 89년 천안문사태와 92년 남순강화라는 두가지 정치적 이벤트에서 두드러진다. 89년 천안문사태에서의 그의 역할은 그것이 바람직한것인지의 여부와는 별도로 그가 경제의 지속적인 발전을 가져오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정치적 안정을 유지할 수 있는 지도자로서의 위치를 굳혀주었다.

 그는 92년의 남순강화를 통해  중국공산당내에서 가장 급진적 경제개혁·개방론자임을 뚜렷이했다.

 등소평은 자신의 이러한 역할을 후계체제의 구축을 통해 고스란히 승계시키려 하고 있다. 또한 「인치의 사회」인 중국은 등소평의 권위를 여전히 필요로 하고 있다는것도 정확한 지적일것이다. 93년 고속성장정책을 둘러싼 보혁간의 갈등, 경제적 체제개혁을 둘러싼 중앙과 지방과의 갈등은 「등소평문선」 3권의 대대적인 홍보속에서 묻혀져 버린 사실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또한 경제발전 우선에 따른 부패만연등 기강해이와 공산당과 공산주의이념과 대중간의 거리가 벌어지는것을 막기 위한 정치적 행사에서도 등소평의 권위는 어김없이 동원됐다.

 지난달 24∼29일 개최된 신진사상공작회의는 지난57년 모택동이 반우파투쟁을 위해 소집한이후 37년만에 소집된 역사적 회합이다. 통제경제로부터 시장경제로의 이행과정에서 공산당의 사상적 흔들림을 예방하기 위해 마련된 회의였다.

 이 회의에서 집중적으로 거론된것이 바로 「량수론」이었다. 사상공작의 중요성과 개혁개방을 동시에 중시함으로써 보혁· 중앙―지방· 빈부간의 갈등의 폭발을 막으면서 경제개발을 계속적으로 추진해 나가자는 이 주장 역시 어김없이 등소평의 권위를 빌려 강조되고 있다.

 혹자는 중국 지도부가 건강치못한 그의 모습을 구태여 공개한것을 두고 중국인민들에게 어차피 있게될 등소평과의 작별을 「준비」시키려는 의도가 담겨있다고 분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양포대교에서의 비바람을 무릅쓰고 서있는 등소평의 모습은 급속한 경제발전에 따라 날로 모순이 심화되고 있는 중국의 현실을 의식한 제스처였음을 오히려 고백하고 있다.【북경=유동희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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