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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비론 저임 명목은 고임(「고임금」 벽을 깨자: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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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비론 저임 명목은 고임(「고임금」 벽을 깨자:3)

입력
1994.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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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상승률 세계선두대다수 근로자들이 우리나라의 임금을 고임금이라고 하는데 대해 상당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살기가 어려운데 고임금은 무슨 고임금이냐는 것이 이들의 얘기다. 생활비용으로서의 임금을 말할때 우리나라 임금은 결코 고임금이라 할 수 없으며 오히려 세계적 수준의 저임금이라고 해야 할것이다.

 그러나 생활비가 싸게 먹히든 비싸게 먹히든, 고임금의 실익이 있든 없든, 어쨌든 우리 임금이 명목상 고임금인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우리나라 제조업체 근로자의 92년 월평균 임금은 1천23달러로 우리나라와 경제수준이 비슷했던 시절(GNP 6천달러시대) 싱가포르의 월평균 임금 2백55달러와 비교하면 4배나 더 많았다. 대만의 5백96달러에 비해서는 1.7배, 일본의 8백37달러에는 1.2배, 홍콩의 3백15달러의 3.2배수준이다.

 현재 우리의 전략적인 수출주력업종이 돼있는 자동차산업의 경우를 보자. 우리나라 자동차산업 생산직근로자(남자)의 임금(93년 1월기준)은 전체 제조업 평균임금보다 47% 높은 1백28만7천9백71원으로 1인당 GNP(92년기준)의 2.9배에 달하고 있다. 일본은 1.2배(91년), 미국은 1.5배(92년)에 불과하다. 1인당 GNP가 일본이 우리의4.17배, 미국이 3.45배인데 비해 임금은 각각 1.71배, 1.74배에 머물러 있는 셈이다.<2면에 계속>

◎자동차 등 미·일에 임금경쟁력 뒤져/생활수준은 타국비해 오히려 낮아

<1면서 계속> 임금측면에서 본 우리 자동차 산업의 국제경쟁력은 미국 일본에 비해 2분의1, 3분의1로 열세가 될 수밖에 없다.

 대기업들의 거품적 고임금 현상은 심각한 수준이다. 92년말 국내 3대재벌그룹의 생산직근로자 월평균 인건비는 1백54만∼1백63만원으로 일반 제조업체(84.7만원)의 2배수준이며 5백인이상 기업체(1백2.2만원)에 비해서도 1.5배 높다.

 임금의 절대액 뿐 아니라 임금 상승률도 87년이후 세계 선두를 달리고있다. 최근 4년간(89∼92) 제조업 명목임금은 연평균 19.4%씩 증가, 대만(12.3%) 홍콩(12.6%) 싱가포르(10.6%) 일본(3.9%)등을 훨씬 웃돌았다. 현대미포조선과 태성기공같은 기업들은 총매출액에서 각각 37.92%, 36.81%를 임금으로 지불(92년)했다. 기업들의 인건비부담이 어느정도이며 그 때문에 세계 시장에서의 경쟁에서 어느정도 불리한 지를 말해주는 사례다.

 생산의 3대요소비용이 되는 토지 자본 노동중에서 금리와 땅값이 단연 세계 최고 수준인데다가 인건비까지 이처럼 경쟁국들에 비해 몇배씩이나 불리한 조건을 갖고 있다면 한국경제의 국제경쟁력은 구제가 불가능한 절망적 상황에 놓일 수밖에 없다.

 우리의 고임금이 근로자들에게 높은 소득의 실익을 주기라도 하는 것이라면 그나마 위안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의 고임금은 물가에 밀려 올라간 거품적 고임금, 헛배만 부른 아무 실속 없는 고임금이기 때문에 기업 경쟁력에 치명적 손상을 줄 뿐 근로자들에게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 땅값 임대료 때문에 천장까지 올라가 있는 주거비와 식비 의료비 교육비 교통비등 엄청나게 비싼 각종 생계비 때문에 우리보다 절대액에서 더 적은 임금을 받고 있는 다른 나라들보다 근로자들의 복지수준이나 생활수준이 오히려 더 낮은 실정이다.

 이런 쓸데 없는 고임금, 아무런 실익없이 해독만 큰 고임금을 그대로 안고 간다면 우리 경제는 그 기본 구조에서 경쟁력을 잃을 수 밖에 없는 원천적 경쟁탈락형 경제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남대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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