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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종… 전면에 나온 「YS 일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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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종… 전면에 나온 「YS 일꾼」

입력
1994.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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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내지 않고 보좌” YS그림자역 30여년/김 대통령도 평소 “원종이” 가족같은 신뢰감 청와대정무수석「이원종」은 아직도 세인들의 귀에 익숙한 이름이 아니다. 하지만 지난해말 그의 등용은 한결같이 「얼굴없는 측근의 전면등장」이라는 수사로 묘사됐다.

 남들처럼 화려한 경력도 없고 정치역량을 공개적으로 시험받을 기회도 없었던 그에게 쏠렸던 이같은 관심은 단순한 호기심 때문만이 아니었다. 정치바닥에서「도식」한지 올해로 32년째. 이 기간중 그를 경험해본 사람치고 그의 발탁을 뜻밖으로 받아들였던 경우는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무엇보다 그는「상도동사단」의 안방멤버로 김영삼대통령과 인생역정을 같이해온 몇 안되는 사람중의 하나다. 그만큼 그는 대통령과 정치적 공명뿐 아니라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해왔고 누구보다 대통령의 생각을 정확히 읽어내기로 정평이 나있다. 최근 한달여동안 그에게 할애된 언론지면이 그의 30여년 정치역정동안의 그것을 모두 모아놓은 것과도 비견될 수 없을 만큼 엄청났던것도 이런 배경을 깔고 있다.

 그러나 지금 그는 이런 시선을 오히려 부담스럽게 느끼고 있다.대통령을 충실히 보좌하기 위해 주어진 보폭과 역할을 넓혀가야 겠지만  드러날 이유도,또 드러낼만한 것도 없다는게 그의 「그림자비서관」이다. 『대통령제하에서 모든 주요사항의 최종결정은 대통령에게로 귀속될 수밖에 없다. 참모격인 비서진은 대통령이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판단과 결정을 할수 있도록 다방면의 건의를 할뿐이다』

 대통령이 하나의 시안인 자신의 건의를 수정·보완할 것이고 심지어 폐기할수도 있는 만큼 자신의 목소리를 공개적으로 내밀 곳은 어디에서도 발견키 어렵다는 것이다. 아울러 그는『내각에 국무총리가 있고 당에는 대표가 있지않느냐』고 반문한다.

 우연찮게 그의 취임직후인 연초 민자당전당대회 연기결정과 전·현직대통령회동이라는 이벤트가 잇달았다.그래서 그의 어떤 역할을 추론하는 관측이 무성했지만『대통령이 숙고해 최종판단한 것』이라는게 그의 말의 전부였다.

 이수석은 상도동의 공식반열에서는 결코 선두에 끼이지 못한다. 그는 항상 김동영 최형우 서석재 박관용 문정수 김덕롱등 귀에 익은 이름의 뒤에 있었다.

 상도동입문시점(74년)이 상대적으로 늦었고 85년이후 3번의 출마에서 고달프게도 번번이 분루를 삼켜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역의원이 절대우선시되는 구조하에서도 그는「측근」이라는 자리를떠난 적이 없다.그만큼 대통령에게 이수석은 모든 문제를 터놓고 격의없이 얘기할수 있는 참모이자 동지이면서 가족같은 믿음을 느끼게 해왔다는 것이다.

 50대중반으로 지구당위원장도 맡고있고 구민주당의 총재공보특보, 민자당부대변인등의 직함도 거쳤지만 김영삼대통령에게 그는 늘「원종이」로 통한다.홍인길총무수석 김기수수행실장등도 당연히 이같은 반열에 속하지만 정무수석이라는 역할엔 또다른 무게가 실려있다고 해야 할것이다.

 이같은 안팎의 객관적 조건들로 볼때 그는 어느때 어느 누구보다 많은 일을 할수 있는「운」을 만난 셈이다.더구나 야당때부터 누가 시켜서라기보다 일을 찾아서 하는 습관이 몸에 배어있고『이젠 정책의 입안·집행뿐 아니라 수요자인 국민에 대한 애프터서비스까지 생각하는 국정이 이뤄져야 한다』는 의욕도 있다.

 그러나 그도 이제 분명한 얼굴을 갖고 있다. 또 그의 앞에 펼쳐진 넓은 무대와 과제는 더이상 「얼굴없는 측근」 「막후실세」등의 익명성을 요구하고 있지도 않다. 최근 그가『한 일에 비해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고 말한 것도 이러한 자신의 역할을 의식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지만「대통령사람」으로의 안주는 그가 부단히 경계해야할 대목일 것이다.【이유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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