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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기 바쁜 「한국방문의 해」(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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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가기 바쁜 「한국방문의 해」(사설)

입력
1994.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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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관광산업중흥의 획기적인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정부가 한국방문의 해로 선포한 94년은 외국관광객의 한국방문의 해가 될것인가, 한국관광객의 외국방문의 해가 될것인가. 김포공항의 1월중 입·출국상황집계는 94한국방문의 해가 94외국방문의 해로 변질되고 있음을 예고하는것만 같아 걱정스럽다. 1월중 김포공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은 16만여명으로 지난해 1월의 14만6천여명보다 9.6% 늘었으나 출국한 내국인은 30만여명으로 지난해 1월의 23만1천여명보다 29.6%나 늘어난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계절적으로 1월은 국내관광의 비수기인데다가 각급 학교의 겨울방학기간이어서 다른달에 비해 외국인입국자가 크게 줄고 내국인출국자가 늘어나는 기간이며 김포공항 한곳의 1월통계수치만으로 속단을 내릴수는 없겠으나 한국방문의 해가 출발부터 휘청거리고 있는것만은 분명한것같다.

 94한국방문의 해가 내세운 목표는 외국관광객유치 4백만명에 관광수입 42억달러로 이는 외국인관광객 3백33만명에 관광수입 35억달러를 올린 93년실적에 비해 20%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1월중 외국인입국자의 증가율이 9.6%에 그쳤으니 목표에 절반도 이르지 못했다. 93년에는 외국인입국자 3백33만명에 내국인출국자 2백41만명으로 외국인입국자가 수적으로는 많았으나 관광수지면에서는 수입 35억달러에 지출 41억달러로 적자가 6억달러나 되었다. 1월의 추세가 지속된다면 올해 내국인출국자가 외국인입국자를 능가할뿐만 아니라 관광적자의 폭도 10억달러선을 넘어서지 않을까 염려된다.

 때로 분별없는 마구잡이쇼핑과 보신기행등으로 논란의 대상이 되기도 하지만 여행자유화가 수년전에 실시된데다가 국제화가 강조되고 있는터에 내국인의 해외여행을 무리하게 규제할 수는 없다. 관광적자를 극복하는 유일한 방안이란 외국인관광객의 적극유치뿐이며 94한국방문의 해도 바로 그러한 취지에서 제정된것이다. 그러나 94한국방문의 해가 첫출발부터 휘청거리는것은 한국방문의 해를 선포만 하였을뿐 외국인들로 하여금 서울행 항공표를 사고 한국을 찾도록 하는 노력이 없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정부대로 홍보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아 가까운 일본서도 한국방문의 해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상태이며 관광업계는 업계대로 매력있는 관광상품 개발에 등한했고 관광종사자들은 외국여행안내지에 한국이 세계적으로 불친절 2위로 소개될 정도로 손님접대에 소홀했다.

 관광산업은 정성을 상품으로 하는 서비스업이다. 치밀한 기획, 적극적인 홍보, 친절한 접객등 모든 면에서 정성을 다할때 비로소 알찬 성과를 거둘 수 있으나 이것들이 삼위일체를 이루기는 커녕 어느것하나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채 단지 구호 하나만으로는 94한국방문의 해가 성공을 거둘 수 없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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