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의 메이저급 영화사들이 유럽의 인기여배우들을 유혹하고 있으나 작품이 지나치게 상업적이거나 역할이 돋보이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출연을 거부, 유럽영화의 남다른 자존심을 새삼 실감케 하고 있다. 할리우드영화는 제작비나 출연료가 유럽영화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을 뿐 아니라 일단 흥행에 성공하면 전세계시장에 팔려나가 이름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 「프라하의 봄」 「퐁네프의 연인들」등으로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줄리엣 비노슈는 지난해 스티븐 스필버그감독의 「쥬라기 공원」에 출연제의를 받았으나 역할(후에 로라 던이 캐스팅됐다)이 마음에 들지않는다는 이유로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대신 제작비를 적게 들이고 흥행도 불투명한 「블루」를 택했다.
할리우드 영화사들의 출연제의를 거절한 유럽 여배우로는 비노슈 외에도 안나 갈리에나, 발레리아 골리노등이 꼽힌다. 이들은 한결같이 할리우드영화가 지나치게 상업적이며 남자배우 위주로 제작돼 여배우는 장식품적인 역할에 그친다는 점을 거절의 이유로 들고 있다.
지난해 아카데미영화상에서 「하워즈엔드」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영국여배우 에마 톰슨이 미국으로 건너왔을 때 할리우드영화인들은 영국영화를 정복하기나 한양 쾌재를 불렀다. 그러나 에마 톰슨은 남편인 케네스 브래나와 함께 「헛소동」등 유럽형 소품을 만들어 할리우드의 상업영화대열에 합류하지 않고 있다.【김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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