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자가 낸 사고 부모에 배상요구땐 감독소홀 입증해야”

◎대법판결　자신의　행위에　책임을　질　수　있는　미성년자가　사고를　냈을　경우　부모에게　손해배상을　요구하려면　피해자측이　부모의　감독소홀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이　판결은　책임능력이　있는　미성년자의　사고에　대해　법정대리인인　부모가　책임을　면하려면　감독책임을　다했다는　사실을　입증해야　한다는　기존판례를　바꿔　부모의　책임범위를　축소한것이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상원대법관)는　13일　고교생　김모군(사고당시　17세·경기　화성군　태안읍)이　몰던　오토바이에　치여　중상을　입은　이순옥씨(경기　수원시　권선구　권선동)가　김군의　부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　상고심에서　『김군　부모가　감독의무를　태만히　했다는　원고측의　주장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며　원고패소판결을　내린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미성년자가　책임능력이　있어　스스로　불법행위에　대한　책임을　지는　경우　감독의무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물으려면　감독위반사실과　손해발생간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음을　원고측에서　입증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법원　판례에　의하면　만14세3개월이상인　미성년자의　경우　책임능력이　있다고　보아　법정대리인인　부모에게　사고로　인한　직접적인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으며　감독의무소홀에　따른　배상만을　청구할　수　있다.

　이씨는　91년　6월　횡단보도를　건너다　김군이　모는　오토바이에　치여　전치11개월의　상처를　입자　김군　부모에게　주의감독을　소홀히　한　책임이　있다며　4천여만원을　배상하라는　소송을　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