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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최초 러시아 국립예술대 유학/오페라연출가 양혁철씨(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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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최초 러시아 국립예술대 유학/오페라연출가 양혁철씨(인터뷰)

입력
1994.02.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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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도 오페라배우 체계적 훈련을” 한국인으로는 최초로 러시아 국립공연예술대학(지티스·GITIS)에 유학한 오페라 연출가 량혁철씨(32)가 박사학위 논문을 준비하기 위해 잠시 귀국했다.

 지티스는 현재는 러시아 국립공연대학이지만 구소련내에서도 유일한 종합예술대학으로 구소련권내 연극 음악계 연출자 80%를 배출한 공연 명문학교이다. 미국 프랑스같은 선진국은 물론이고 제3세계에서 많이 유학을 오는데 국내서는 유일하게 량씨가 91년에 오페라 연출과에 입학했다.

 지티스는 철저한 소수정예교육으로, 필요한 수만큼만 뽑으며 해마다 뽑지도 않는다. 오페라 연출과도 1,3,5학년만 있다. 량씨가 속했던 5학년 전체 정원이 불과 4명이다. 입학도 까다로워서 보통 경쟁률이 1백대 1을 넘으며 이곳에 입학하기 위해 재수를 하는 사람도 수두룩하다고 한다. 학교 과정은 오페라 연출·배우등 12개 과인데 학·석사 과정을 종합하여 5년제(일부 과목은 6년제)로 되어 있으며 졸업하면 「마기스타」(마스터)학위를 준다. 이 학위만 있으면 전국 공연단체 어느 곳에서나 환영을 받는다.

 연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량씨는 87년부터 4년간 목포에서 「어울림」이라는 노래극단을 이끌었는데 현장활동이 참작되어 석사과정에 입학할 수 있었다. 지도교수는 볼쇼이극장의 연출가인 게오르기 악시모프. 89년에 한국에도 왔던 구소련 인민예술가이다. 지도교수뿐 아니라 지티스의 교수진 대부분이 볼쇼이오페라극장이나 차이코프스키음악원에 소속되어 있으며 학생보다 교수진이 더 많이 참석하여 철저하게 실기중심의 교육을 시킨다. 『이탈리아나 영국같은 서구 오페라단이 아리아 중심으로 오페라를 이끌어간다면 러시아는 연극적인 재미를 놓치지 않도록 오페라 전체의 극적 긴장과 치밀한 성격묘사를 강조한다. 러시아어를 전혀 모르는 사람도 러시아 오페라를 즐길 수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고 러시아 오페라를 소개하는 량씨는 『우리나라도 제대로 오페라를 하려면 체계적인 배우훈련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지티스에서 배운 오페라 연출론을 목포의 노래극단 「어울림」에 도입, 그 결과를 박사학위 논문으로 발표할 계획이다. 량씨의 탐색 과정은 서구의 오페라를 철저하게 자기화한 러시아 오페라 연출론이 다시 한국화될 수 있느냐를 가늠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서화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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