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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당의 세대교체/이성춘 논설위원(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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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자당의 세대교체/이성춘 논설위원(메아리)

입력
1994.02.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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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에서 세대교체란 말이 처음으로 본격 제기된 것은 4·19직후였다. 12년간 집권해온 이승만정권이 붕괴되자 여기저기서 『썩고 때묻고 낡은 사람들은 물러나라』며 세대교체논이 들끓었다. 가장 요란했던 곳은 학원이었다.

 정치쪽은 뜻밖에 세대교체의 호기를 맞았다. 자유당의 와해로 많은 기성정치인들이 이런저런 사정으로 물러나 자연 공백이 생겼고 1960년 7·29총선(5대)에서 적지않은 신인들이 진출할 수 있었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정치쪽의 일부 물갈이가 국민의 선택으로 이뤄진 것이다.

 이와는 달리 물리적인 체질개선을 강행하려다 두번이나 실패한 적이 있다. 61년 5·16과 80년의 5·18등 쿠데타로 권력을 쥔 군부는 썩은 정계를 정화한다며 구정치인들을 구악과 비리의 표본으로 지목, 정치활동을 강제로 금지시켰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이들은 거의가 원래 위치로 복귀, 힘에 의한 세대교체는 완전 물거품이 되고만 것이다.

 민자당이 당총재인 김영삼대통령에게 보고한 올해 당무계획에서 현재 50∼60대가 90.8%를 차지하고 있는 지구당위원장의 분포를 청·장년층을 많이 영입해 점진적인 세대교체로 지구당위원장의 고령화를 막고 당조직에 활기를 불어넣겠다고 밝혀 당원과 국민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정당이 체질개선의 일환으로 세대교체를 추진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민자당의 경우 국제화시대에 문민정부의 개혁과 변화를 뒷받침하고 깨끗한 정치를 주도하려면 지금과 같이 집권당으로서 제구실을 못하는 엉거주춤한, 전근대적 운영스타일로서는 어림도 없다. 사실 력대 여야당들은 한번도 체질개선에 성공한 적이 없었다. 이는 당을 새롭게하기 보다 반대세력내지 거추장스런 인사들을 제거하기 위한 방편으로 단행했기 때문에 오히려 부작용만 초래케 했던 것이다.

 물론 세대교체―체질개선은 주로 후보공천 때 이룰 수 있고 평상시에는 요직배제로 이루게 되지만 기준은 단순히 고령만으로 할 것이 아니라 능력과 시대감각과 활동력이 바탕이 돼야 하며 판단은 어디까지나 당원과 국민이 내리게 해야만 한다. 그렇게 해야만 진정한 체질개선을 이룩할 수 있는 것이다.

 한마디로 민자당의 체질개선은 공천혁명에서 출발해야 한다. 종래와 같이 중앙당에서의 후보공천방식으로는 안된다. 중앙당이 후보(의원)들을 장악하고 또 원하는 후보를 고를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지구당관리나 성실한 의정활동보다 「자리유지」를 위해 권력줄잡기에 열을 올리는 기회주의자들, 약삭빠른 기득권층이 기생·안주할 수 있는 단점등 폐해는 매우 큰 것이다.

 때문에 모든 국회의원과 지방자치관계의 후보 공천은 지구당에서 스스로 선출해서 능력과 활동력 지역기여도에 따라 자연스럽게 물갈이가 이룩되게 해야 한다.

 특히나 지구당 자체의 경선·공천은 새 얼굴들이 진출할 수 있는 결정적 기회를 마련할 수 있는 것이다.

 민자당은 김대통령이 강조한대로 근본적인 자기쇄신을 이룩할 수 있는 방안을 선택해야 한다. 그것은 상향식 공천혁명이다. 공천혁명을 이룩할 때 체질개선도 나아가 깨끗한 선거와 정치도 순탄하게 펼칠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는 곧 정치가 구태를 벗는 역사적 사건이 될것이다. 국민은 민자당의 결단을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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