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동교동계 “신중”쪽 입장정리/개혁모임도 당권각축양상 우려제기 조기전당대회문제를 둘러싼 민주당 각 계보들의 입장이 보다 분명하게 정리돼가고 있다. 민주당이 설연휴기간을 이용해 당내 최대현안인 조기전당대회에 대한 입장정리를 시도했기 때문이다.
최근 수직상승세를 탔던 조기전당대회논의는 설연휴를 거치면서 조기과열을 우려한 신중론의 반발에 부딪쳐 일시적인 「조정국면」에 들어섰다는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우선 그동안 조기전당대회를 놓고 득실을 저울질해온 이기택대표진영은 이번 연휴중 보다 신중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했다. 조기전당대회문제를 거론하기 보다는 눈앞에 닥친 임시국회에 당력을 집중하자는 주장이 이를 말해주고 있다. 즉 이대표 리더십의 취약성을 들어 지도체제결함을 들고나오는 조기전당대회 명분론에 정면으로 맞대응하기 보다는 UR재협상 북한핵 물가등 시급한 현안해결에 당력을 모아가자는 원내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이대표진영이 이처럼 신중쪽에 보다 무게를 싣게된 데에는 당내 최대계보인 동교동계가 조기전당대회에 소극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는 것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 문제와 관련, 범동교동계의원들의 모임인 내외문제연구회소속인 한광옥 최고위원은 『결과를 전망해보지않고 무조건 조기전당대회를 주장하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며 『지도체제형태등에 대한 당내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추진되는 섣부른 조기전당대회는 당에 예상 외로 큰 상처를 줄 수 있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김원기 최고위원진영 역시 종래의 신중한 입장을 고수하며 별다른 변화를 보이지 않고있다. 김최고위원은 11일 저녁 지역구에서 올라와 각계 인사들과 접촉, 조기전당대회등에 대한 여론을 모으고 있는데 대체로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많았다는 것이다. 김최고위원은 『조기전당대회가 관심사로 부각된 만큼 개별적인 논의는 막을 수 없다』면서도 『그러나 적어도 임시국회가 끝날 때까지는 이 문제가 당내에서 공식적으로 논의는 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고 말했다.
김최고위원은 『조기전당대회가 반드시 내년 지자제선거에 보탬이 된다고는 단정지을 수 없다』면서 각계의 의견을 충분히 들은 뒤 입장을 정리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말 정기이사회결의를 통해 조기전당대회 개최논의에 불을 붙였던 개혁정치모임도 최근 이 문제가 당초 취지와는 달리 때 이르게 계보보스들간 당권각축 형태로 진행되는 것에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조기전당대회에 강한 집착을 갖고 있는 비주류의 김상현 상임고문측은 이같은 분위기에 개의치 않고 조기전당대회개최 명분론을 확산시켜 나가는데 주력하고있다. 김고문진영의 한 의원은 『지자제선거를 앞두고 현체제의 리더십에 위기감을 표시하는 밑바닥 정서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구체적인 세확장 전술보다는 조기전당대회 필요성 부각에 전념하겠다』고 말한다.
조기전당대회 개최주장은 임시국회가 열리면 일시적으로는 잠복할 수 있으나 조기전당대회를 의식한 물밑 각축은 국회회기중에도 치열하게 전개될 것 같다.【이계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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