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간 현장경험 책펴내/“영수증조작·세금계산서생략등은 상투적/실명제후 어음박치기·사채꺾기 신종등장” 동부그룹의 노동위 돈봉투사건으로 기업의 비자금조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비자금 조성방법을 해부한 책이 최근 출간돼 화제다.
89년 빠찡꼬를 포함한 전자도박에 대한 심층분석과 체험담을 소개한 도박산업 르포집「빠찡꼬 코리아」를 펴내 사회적 반향을 불러 일으켰던 김성길씨(42)가 이번에는 기업의 비자금조성, 탈세와 절세, 변칙회계처리,횡령과 배임수재등을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쓴「거꾸로 가는 경제이야기」를 출간했다.
재벌기업의 계열사 10여곳에서 17년간 주로 자금 및 경리업무를 담당하면서 기업주들의 비리를 누구보다 생생히 목격한 김씨는『대기업일수록 경영주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비자금을 조성한다』며 10여가지의 대표적인 비자금조성방법을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다.
가장 흔한 방법은 기업이 원자재나 부자재등의 물품 매입시 매입가액을 실제보다 높여 그 차액을 비자금으로 조성하는 수법이다. 1억원의 세금계산서를 1억1천만원으로 조작해 발행한다는 것이다.
영업활동으로 얻어지는 매출액을 누락시키는 것도 전형적인 방법의 하나이다. 물품이나 용역이 오가는 과정에서 자금이 결제되더라도 세금계산서의 발행을 생략해 막대한 비자금을 챙긴다.
제조업에서 얻어지는 기술소득금액을 비자금으로 조성하는 수법 역시 극히 상투적인 방법에 속한다. 원자재의 종류나 제조방법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공업진흥청의 원자재 공인 로스율이 5%라 할때 최대의 제조기술을 발휘, 3%로 로스율을 낮춰 차이 2%를 비자금으로 조성하는 방법이다.
김씨는 이외에 ▲제조공정에서 얻어지는 부산물의 매각대금누락 ▲인건비가공 또는 과다계상 ▲리베이트등 뇌물성 수입금 별도관리 ▲이중계약에 의한 차액별도관리 ▲물품의 매입위장에 따른 자금지출 ▲가공의 경비계상에 따른 별도관리 ▲기업자금을 편법운용한 부동산 및 주식투자 사채놀이에서 얻어진 소득은닉 ▲고정자산 취득시 고가 매입 또는 처분시 저가처분위장 ▲회수가능 채권의 회수불능 처리등을 비자금조성방법으로 제시하고 있다.
은밀히 챙긴 비자금은 비공식적인 정치자금, 로비자금과 각종 사례금, 기업주의 부축적등의 목적으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금융실명제가 실시된 이후에도 어음박치기, 사채꺾기와 임직원들의 퇴직금통장을 이용하거나 휴면법인의 계좌를 이용하는 신종수법으로 기업들이 비자금을 조성하고 있다고 김씨는 밝혔다.
한때 기업의 비자금조성에 직접 참여키도 했다는 김씨는『비자금의 음성적인 유통은 규모만큼 제품의 원가에 반영되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서민들에게 부담이 돌아간다』며 『금융실명제시대를 맞아 사회밑바닥부터 무자료거래관행을 근절시키고자 하는 노력이 결실을 거둘때 검은돈의 조성창구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권혁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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