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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정동호 의원(앞과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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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정동호 의원(앞과뒤)

입력
1994.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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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백90일만에 귀국… “재산문제 오해 풀렸을것”/“중국어 공부·병치료 하다보니 늦어졌다” 해명 정동호의원이 무엇에 쫓기듯 단신으로 황급히 김포출국장을 빠져나가는것이 목격된것은 지난해 4월19일이었다. 재산공개파문의 집중포화를 강기 하나로 버티려 했던 그가 또다른 생존법으로 민자당탈당을 선택한지 17일만이었다.

 그로부터 정확히 9개월20일. 대만에 체류중이라는것과 그쪽 고위군인사의 배려로 생활한다는 정도만 풍문으로 전해졌을 뿐 행적이 묘연하던 그가 설 전날인 9일밤 귀국했다. 그는 『그동안 대만정치대학에서 중국어를 공부했으며 체류중 갑자기 도진 악성관절염을 치료하다 보니 귀국이 늦었다』고 자신의 「국내부재 2백90일」을 짤막하게 해명했다.

 이어 그는 『오랫동안 국정심의를 소홀히 하고 지역주민들을 대변하지 못한데 대해 송구스럽다』며 『하지만 과거에 대한 반성과 새로운 출발을 위한 충전의 기회를 가졌던 만큼 앞으로 원내에서 지역주민의 이익과 국사를 진지하게 심의하는데 동참하겠다』고 의욕을 과시했다.

 또 그는 『국회윤리위의 엄격한 실사과정에서 재산문제에 대한 오해는 풀렸으리라 본다』며 『나를 포함한 가족들의 재산이 부정축재나 이권개입으로 얻어진것이 아니라는 사실이 밝혀져 다행으로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국회의원의 해외여행이나 회의불참시 이를 사전신고 또는 양해를 얻도록한 윤리규범등 규정을 어긴채 돌연 장기외유길에 나섰던 정의원은 이렇게 다시 돌아왔다. 매사 거칠것없이 직설적인 그의 성격이 그대로 드러난 듯한 당당한 「귀국의 변」과 함께.

 하지만 지금 여론이나 정치권의 시선은 그의 귀국사실보다 오히려 그의 출국전후사정과 귀국배경에 더욱 쏠리고 있다. 육참차장출신으로 도로공사사장등을 지낸 정의원은 재산공개결과 곳곳에서 이권개입·편법투기의혹이 제기되고 급기야 당국내사가 진행되는 와중에서 몸을 뺐다. 그리고 그는 국회의원의 직무를 완전 방기한채 국외에서 「이유없는 방황」을 거듭해왔다.

 때문에 이만섭국회의장이 작년 11월3일과 금년 2월5일 두 차례 정의원측에게 경고서한을 발송, 조기귀국 및 국회출석을 종용하며 윤리규범에 의거, 징계문제를 구체적으로 거론하는 이례적 상황도 있었다.

 이것이 약효를 발휘했던지, 아니면 스스로 지역주민에 대한 직무유기가 심했다고 느꼈던 것인지, 혹은 세월이 자신의 축재과정을 정당화했다고 판단했든지 어쨌든 그는 돌아왔다. 그러나 공인인 정의원이 검증받고 책임져야할 일은 결코 세월에 의해 마모될 수 없고 이제부터 시작임을 그도 모를리 없을것이다.【이유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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