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한반도의 긴장상황과 관련, 가장 궁금하고 우려되는것은 북한이 전면핵사찰을 거부하는 진짜 속셈이 무엇이며 과연 이의 고수여부를 누구도 알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더구나 핵사찰의 실현성 여부를 최종판단할 IAEA(국제원자력기구) 이사회가 열리는 21일이 다가오는데 해결조짐은 커녕 대결분위기만 고조되고 있는것이다. 사실 북한의 사찰거부의 진의를 알 수 없듯이 우리는 미국이 새해들어 갑자기 대북강경자세를 굳히고 있는 배경을 납득하지 못하고 있다. 방미중인 한승주 외무장관이 고어부통령과 앤서니 레이크 백악관안보보좌관등과 일련의 접촉을 통해 양국이 북핵문제를 최대한 대화를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한다는데 의견을 모은것은 양국의 공조체제를 재확인한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미국은 한국과 평화적 해결에 의견을 같이하면서도 외교·군사적인면에서 전례없이 대북제재를 서두르고 있어 주목되고있다. 즉 오늘 열린 미일정상회담에서 북한이 사찰을 거부할 경우 경제제재원칙아래 한미일이 공동보조를 취하기로 했고 중국이 반대를 표시했으나 유엔안보이사회 상임이사국들과 제재준비모임을 세차례나 가졌으며 오는 3월말께 규모를 축소하여 북한이 꺼리는 팀스피리트훈련을 재개한다는것등이 그것이다.
이에 대해 북한도 강경일변도로 대응하고있다. 즉 NPT(핵확산금지조약) 탈퇴 유보철회를 비춘 지난달말 외교부대변인 성명을 유엔회원국에 배포하는 한편 미국과 더 이상 협상불가에다 「도발」이라 떠들며 한판 대결도 불사할듯이 주민들을 선동하고 있는것이다. 게다가 북한은 중국이 안보리제재 논의때 비토(거부)권을 행사해줄 우방으로 기대하고 있어 북핵문제는 장차 강대국간의 중요 이슈로 부각될 가능성마저 있다.
이제 대결상황과 제재론이 뜨겁게 고조되는 가운데 기대되는것은 북한이 IAEA이사회 직전에 전면사찰의 뜻을 밝히고 또다시 실무협상으로 시간을 벌거나 체면을 고려, 사찰거부를 관철하여 유엔으로 넘어간뒤 안보리가 제재를 협의하는 시간까지 핵관계카드를 최대한 사용, 소기의 효과를 얻는것, 끝으로 무조건 사찰거부로 제재를 감수하여 예기치 못할 충돌로까지 발전하는 상황을 생각할 수가 있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북한이 국제적 봉쇄와 제재로 체제붕괴를 원치않고 문을 열고 미국등 서방과의 화해 협력을 원한다면 북한은 보다 현명한 판단을 내려야 할것이다.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장난과 태도변화·약속안지키기에 싫증을 느껴 제재에 동조할 때 우방인 중국도 더 이상 손을 내밀 수 없음은 자명하다.
북한은 핵사찰·핵투명성을 확인시키는 일이 결코 「굴복」이 아님을 인식할 필요가 있다. 한국이 동족애를 바탕으로 최대한 평화적 해결을 주창하는 의미를 깊이 새겨야 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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