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안 보고후 총괄강평식 진행/주요정보 공유·대처방안 논의 언론에 가끔 보도되는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는 두가지가 있다. 매일 아침 일찍 박관용비서실장 주재로 열리는 수석회의가 우선 그 하나다. 그리고 또 하나 김영삼대통령이 매주 금요일에 주재하는 수석회의가 있다. 이중 관심의 대상은 물론 대통령주재 수석회의.
우리나라 국정의 최고결정기관은 대통령중심제 국가답게 대통령이다. 그 다음이 대통령주재 국무회의, 그리고 총리주재 국무회의다. 대통령이 주재하는 청와대수석회의는 사실 결정기관이 아니다. 수석비서관들은 말 그대로 비서이자 참모일 뿐이다. 그러나 국가의사결정의 최고기관이 대통령이라는 바로 그점이 이 수석회의의 비중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 회의에서 일반인은 상상도 못할 정도의 중요하고 비밀스런 일들이 다루어지는 것은 결코 아니다. 지난주 수석회의에서 어떤 사안들이 다루어졌는지를 살펴보면 금세 이를 알 수 있다. 회의는 언제나 각 수석별 현안보고가 다 끝난 뒤 대통령이 지시를 겸해 「총괄강평」을 하는 식으로 진행된다. 이날도 먼저 선임인 이원종정무수석이 여야의 정치관계법 협상진행상황을 보고했다. 이정무수석은 또 김대통령이 민자당당사를 취임후 처음 방문한 후 당의 사기가 높아졌다는 것과 『현재 정계의 관심은 노동위 돈봉투사건과 우루과이라운드(UR)대책』이라는 점을 설명했다. 이어 박재윤경제수석이 미국의 대베트남 금수해제조치에 따른 우리나라의 베트남 진출전망과 세계각국의 UR비준상황및 국내경기동향등을 보고했다.
계속해서 정종욱외교안보수석의 클린턴미대통령과 호소카와일총리의 워싱턴정상회담전망과 북한의 김정일생일준비, 이의근행정수석의 농민시위결과와 정례국무회의 요일변경, 김영수민정수석의 검찰의 돈봉투사건 수사진행상황보고등이 이어졌다. 주돈식공보수석은 김대통령 취임1주년에 즈음한 외신들의 회견신청내용과 함께 『서울주재 일본특파원들이 지난해 경주 한일정상회담때 도쿄주재 한국특파원들이 호소카와일총리의 전용기를 타고 온 점을 들어 자신들도 오는 3월 김대통령 방일때 대통령전용기에 동승하고 싶다고 요청해 왔다』고 보고했다.
이처럼 대통령주재 수석회의 의제는 그때 그때의 현안이 중심이 될뿐 대단한 내용은 아니고 회의전 언론에 이미 보도된 것도 많다. 오히려 보안을 요하거나 시간을 다투는 사안들은 각 수석이 그 즉시 직접 대통령에게 보고하고 지시를 받거나 박실장을 통해 보고와 지시가 이뤄지는 것으로 알면 된다. 김대통령은 또 궁금한 사항은 수석들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확인하고 지시하는 스타일이다. 주례수석회의의 중요성은 그보다는 국정현안에 대한 정보를 수석들이 공유하고 대처방안등에 대해 김대통령과 인식을 같이 하는 자리가 1주일에 한번씩 마련된다는 점에 있을것 같다. 이 회의후 수석비서관들끼리 다시 모여 일정한 주제를 놓고 자유토론을 벌이는 것도 흥미로운 대목이다.【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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