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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를 잡아라”/사업다각화·개방열풍속/대기업 스카우트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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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재를 잡아라”/사업다각화·개방열풍속/대기업 스카우트 비상

입력
1994.02.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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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급기술인력·전문경영인 중심/감원바람에 공급여력… 대행업도 속출 각 그룹들은 스카우트대상자를 선별하고 이들을 영입하기 위한 접촉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일부 그룹은 이미 경쟁사출신 전문인력을 핵심자리에 배치해 놓고 있다. 새사업 진출과 민영화대상 공기업인수를 둘러싸고 벌어질 올해 각 그룹간 치열한 한판 싸움이 스카우트전을 신호로 본격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여기에 국내시장의 전면개방을 틈타 국내에 진출하려는 외국기업들이 터를 잡기 위해 국내사정에 밝은 경영인 스카우트에 가세했고 이들의 인력스카우트를 대행하는 전문 「헤드헌터」들까지 속속 간판을 내걸고 있다.

 올 4월께 승용차사업에 대한 구체적인 참여계획을 확정할 삼성그룹은 이미 현대자동차에서 근무하던 임원 두명을 부사장급으로 영입하고 쌍용그룹에서 과장급 전문인력을 확보한데 이어 그룹내외에서 자동차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인력확보작업에 나섰다. 현대그룹은 가전사업에 새로 참여하고 반도체사업을 대폭 확충키로 하고 전자인력이 많은 삼성과 럭키금성그룹의 전문인력에 눈독을 들이고 있으며, 올부터 반도체사업에 대대적으로 나서기로 한 대우그룹은 이미 럭키금성에 근무했던 박사 1명을 스카우트했다.

 롯데그룹은 소비재와 식품류에 편중된 그룹의 사업을 다각화하기 위해 민영화대상으로 나온 공기업중 유망기업을 확보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이를 추진할 전문인력확보를 서두르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중견 섬유그룹인 신원은 그룹의 새로운 도약을 위해 삼성그룹과 동국제강에서 근무했던 전문경영인을 영입했다. 

 각 그룹간 스카우트전이 이처럼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은 그만큼 공급여력이 충분히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삼성 럭키금성등 주요그룹의 인사에서 「원로퇴진」「신예발탁」이라는 원칙아래 전문인력들이 대거 일선에서 물러나면서 자리를 찾는 고급인력시장이 형성된 것이다. 스카우트에 나선 기업들의 1차 영입대상은 이들 퇴임임원들이다. 특히 삼성의 최고경영자교육과정(CEO)에 들어간 1백80여명중 상당수 임원이 퇴진할것으로 알려지면서 일부 그룹들은 이들의 명단을 확보하느라 분주한 모습이다.

 또 외국기업들도 유통시장개방과 우루과이라운드(UR)협상 타결로 본격화된 국내시장의 추가개방을 겨냥해 인력스카우트에 가세했다. 외국기업들은 현재 채권이나 외환딜러등 금융전문가와 기술요원 공인회계사등 분야별 전문요원의 스카우트를 추진중인데 이들의 스카우트를 대행하는 「헤드헌터」기업들까지 생기고 있다. 현재 외국기업의 인력스카우트를 대행하고 있는 국내 헤드헌터는 스타커뮤니케이션 보이든인터내셔널 탑비즈니스등 10여개에 이르며 아톰에이스 유니템코리아등도 이 사업에 새로 참여해 공식 비공식적으로 이 시장에 뛰어든 기업은 30여개에 달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각 그룹들이 얽혀 진행되고 있는 스카우트바람은 그룹의 사업다각화와 앞선 기업의 경영기법 확산이라는 측면에선 업계 전체에 도움을 줄 것이지만 반면에 기업비밀이 누출되고 남의 사람을 빼내는 것이 상도의에 어긋나지 않느냐는 비난의 소지를 안고 있어 재계에 작지 않은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이종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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