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보험·장애급여 적용 노동부발표 “낭보”/처우개선 요구 14명 농성풀고 잔치상받아 7일밤 서울 종로5가 경실련 4층강당에서는 외국인 노동자 잔치가 벌어졌다. 시루떡과 음료수등 조촐한 음식상을 앞에 놓고 부르는 우리 노래는 서툴렀으나 14명 모두 즐거운 표정이었다.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처우개선을 요구하며 28일동안 이곳에서 농성해온 이들이 잔치를 즐긴것은 이날 노동부가 불법취업외국인에게도 산업재해보험과 휴업·장애급여등을 적용하고 시기도 3년전까지 소급한다는 발표가 전해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동두천에 있는 한 가죽공장에서 두달치 임금도 받지 못한채 쫓겨난 이후 줄곧 이곳에 있었습니다. 집에 돌아갈 여비만 주어진다면 더 바랄것이 없어요』 네팔에서 온 만주타파씨(21)는 공장에서 일하다 세손가락이 잘려나간 오른손을 물끄러미 내려다봤다.
『고마운 사람이 너무 많습니다. 여러사람들이 돈도 주었고 설날이 가까워오니 과일 떡 옷을 가져다 주는 사람도 많았습니다』 한 외국인은 설날 명절의 덕을 이래저래 톡톡히 보는것 같다고 즐거워 했다.
이들은 숙식을 함께 해온 경실련 외국인노동자 실무간사 김재금씨(25·여)에게 『고맙다』는 말을 계속했고 김씨는 『어느 누구도 하지못한 장한 일을 당신들이 해냈다』고 받았다.
17개월째 임금을 받지 못하고 플라스틱 사출기에 왼쪽 팔꿈치가 으스러져 1년째 깁스를 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 대표 반타 나바라즈씨(27·네팔)는 『허락한다면 한국에서 신학을 공부하고 싶다』는 희망도 밝혔다.
이들 대부분이 성한 몸이 아니었지만 자신들이 부르고 또 부르는 『사노라면 언젠가는 좋은 날도 있겠지…』 노래가사처럼 힘차고 밝았다.
그러나 한편으론 이 자리 이후 헤어져야 하는 아쉬움과 앞으로의 생활에 대한 불안의 그림자가 지워지지는 않았다.【황유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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