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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강경일로」/미 팀스피리트 동원령 안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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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강경일로」/미 팀스피리트 동원령 안팎

입력
1994.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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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시간벌기 더이상불용 “통첩”/핵 이미 보유도 상정 고강도 압박 미국정부가 팀스피리트(TS) 한미합동군사훈련준비를 본격화한것은 최근의 한반도문제, 특히 지난한 북핵협상이 사실상 결렬된것으로 판단한데 따른것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한반도 기류에 대한 상황인식을 가장 뚜렷한 방법으로 표시하는 동시에 핵협상에 따른 「최후통첩」 성격의 메시지를 북한에 전달하려는 의도를 읽을 수 있는것이다.

 아직 TS훈련재개를 미정부당국이 공식발표하진 않았으나 미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사실 수주일전부터 예견돼오던것이었다.

 사실 TS훈련문제는 북핵관련 대화과정에 있어 매우 중요한 협상이었으며 미국으로서도 이를 탄력적으로 활용해왔음을 부인할 수 없다.

 대북협상테이블에서의 TS카드는 분명한 전제조건, 즉 북한이 전면핵사찰을 수용해야 한다는 단서가 붙어있었고 결과적으로 북한이 이를 수용하지 않는 이상 모든게 원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게 된셈이다.

 지난해 11월23일 워싱턴에서 있었던 한미정상회담의 결론이 ▲북한핵문제 해결을 위한 대화추진 ▲이를위한 철저하고도 포괄적인 노력추구 ▲TS훈련은 북한태도와 한반도 안보상황에 따라 결정한다는등이었으므로 미국은 이 기조를 벗어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TS훈련재개방침은 최근 한국내 미군전력증강 움직임과 궤를 같이해 북핵문제에 대한 외교적 해결이 더이상 난망하다는 결론에 따라 취해진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측은 당초 핵협상과정에서 변화무쌍한 카드를 활용하며 미국쪽으로 공을 넘긴 북한측의 협상태도에 적잖이 당황했던게 사실이나 더이상 시간을 벌어줄 순 없다는 판단을 굳힌것같다.

 더욱이 북한이 핵무기를 사실상 보유한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미국정부로서는 만일의 경우 북한이 스스로 핵보유국임을 선언할 가능성에 대해서 무척 신경을 쓰고있다.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유보를 철회하는것과는 별개로 핵보유국임을 선언해버리면 사찰의무는 자동소멸돼버리기 때문에 유엔안보리제재가 쉽지 않을수도 있기 때문이다.

 핵문제전문가이자 카네기재단 수석연구원인 스펙터박사는 『북한을 비핵보유국으로 볼 수 있는 단서는 전혀 없게 됐다』면서 『미국으로서도 북한의 핵보유를 전제로 동북아전략개념의 변화추이를 상정하지 않을수 없다』고 경고했다.

 미국이 동북아에서의 기존위치를 그대로 확보하려면 북한에 대한 강경대응이 유일한 선택이란 뜻이다.

 그러나 미국정부는 TS훈련의 구체일정을 금세 확정발표하기보다는 오는 22일까지 훈련준비를 지시하는 선에서 북한에 대해 최종수순의 고삐를 죄어갈 것으로 보인다.

 미국도 할수만 있다면 대화를 통한 평화적 해결을 바라고 있는 만큼 「벼랑끝 타결」을 내심 기대하고 있는듯하다.

 다만 최근의 미·북간 비공식대화가 별무소득이었고 미국정부의 강성기류 및 의회와 여론의 분위기등을 감안할 때 TS훈련재개를 둘러싼 한반도의 긴장도는 당분간 더욱 고조될것같다.【워싱턴=정진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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