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수사안끝나” 신중론도/민자/수세벗고 “철저규명” 적극성/민주 7일 있은 검찰의 노동위돈봉투사건수사 중간발표에서 국회의원들의 뇌물수수사실이 드러나지 않은것으로 나오자 여야는 모두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완전히 긴장감을 풀지는 못하는 표정이었다.
○…검찰의 수사발표는 민자당에 낭보로 받아들여졌다. 검찰이 정치권에 대해 사실상 「면죄부」를 줌으로써 돈봉투회오리에 대한 당의 고민과 우려는 상당부분 해소된 셈이다. 민자당은 그러나 「과연 로비대상의원이 3명 뿐이었고 자금액수가 8백만원에 불과했겠느냐」는 세간의 의문을 부담스럽게 의식하는듯 하다. 그래서 당 일각에서는 『아직 수사가 끝나지 않았다. 계속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내놓고 있다.
당의 맑게 갠 분위기는 이날 상오의 확대당직자회의서부터 나타났다. 참석자들 모두 밝은 표정일색이었다. 배명국의원의 자진당직사퇴로 박재규전의원 수뢰고발 개입파문까지 마무리됨으로써 「겹경사」를 맞은 당지도부는 서로 농담까지 건네는 여유를 보였다. 회의 끝 무렵에는 당지도부개입설에 대해 김종필대표의 선창으로 당직자들의 해명발언이 속출했다.
검찰의 발표가 나온뒤 하순봉대변인은 『당소속의원이 한 사람도 연관되지 않았다는데 대해 일단 안도한다』며 희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앞서 문정수사무총장과 이한동총무는 검찰발표전부터 소속의원들의 무혐의를 장담했다. 문총장은 『막상 수사해 보니까 별 문제가 없는것같다』며 『언론이 너무 앞서 갔다』고 언론을 탓했다. 이총무는 확당회의에서 『수사결과 우리당 의원은 관련이 없다는 전문』이라고 보고했다. 이같은 민자당의 앞지르기 발표와 관련, 『민자당과 검찰이 이번 수사와 관련해 모종의 「핫라인」을 운영하고 있었던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일단 안도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사건의 발단이 김말롱·장석화 두 민주당의원으로부터 촉발됐기 때문에 「큰 피해」를 우려했었으나 검찰수사결과가 한국자보로만 국한되자 『사필귀정』이라며 반색하고 있다. 민주당은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번 사건은 민자당지도부가 한국자보간부의 위증을 고발하지 말라고 지시하면서부터 시작됐다』며 『왜 민자당이 고발하지 않으려했는가』라며 오히려 정치적 공세를 취했다.
이기택대표는 이날 『정치권과 관련이 없다고 하니 다행스럽다』고 수사종결을 기정사실화했다. 이대표는 그러나 그 동안의 신중한 태도와는 달리 『태산명동 서일필이라는 말처럼 시끄럽기만 했지 아무 결과가 없다』면서 『철저하고 신속히 남은 의혹들을 규명해야 한다』고 적극성을 띠었다. 이대표는 또 『깨끗한 정치는 정치권의 안과 밖이 함께 노력해야할 일』이라며 『로비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한국자보는 비난받기에 충분하다』고 초점을 정치권 밖으로 돌렸다.
박지원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한국자보는 당초 로비사실까지 부인하다 1백만원을 주려했다고 번복했고 이를 다시 2백만원이라고 밝히는등 갈팡질팡했다』며 『이런 회사측의 말에 국회와 국민이 놀아난 꼴』이라고 개탄했다.
그러나 당 일각에는 긴장의 여진이 있었다. 한국자보의 로비자금 8백만원중 6백만원의 행방이 아직 밝혀지지 않았고 비자금 63억원에 대한 수사가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또한 2백만원의 로비의도가 국민여론에 받아들여지지 않을것이라는 판단도 은근히 신경쓰이는 대목이다.【신효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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