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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똥 어디로 튈까” 정치권 냉가슴/확산되는 돈봉투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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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똥 어디로 튈까” 정치권 냉가슴/확산되는 돈봉투수사

입력
1994.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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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자금」추적서 엉뚱한 불길 날수도”/여도야도 「검찰 칼」 향방·강도 촉각 「돈봉투사건」의 파문확산에 정치권 전체가 냉가슴을 앓고 있다.

 검찰이 본격수사에 착수, 한국자보경영진을 소환조사하는 과정에서 거액의 비자금조성 및 용도불명의 인출사실이 한꺼풀씩 벗겨지고 자칫 그 불똥이 어디까지 튈지 모르는 국면으로 치닫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이번 사건은 정치권이 공개적으로 검찰수사를 요청한 것이어서 종전처럼 수사방향이나 강도에 의문을 표시할 입장도 못된다. 

 당초 김말롱의원(민주)이 한국자보의 국회노동위 로비의혹을 제기했을때만 해도 여야는 이를 하나의 해프닝으로 여겼을 뿐이었다. 장석화의원(민주)과 김의원의 입씨름이 가열되는 상황에서도 두사람간의 감정적 앙금, 또는 민주당내부의 계파갈등이 표출된 것으로 「가볍게」 치부해왔다.

 여야지도부가「검찰의 칼」을 자청한 것도「찻잔속의 태풍」같은 사건을 조속히 수습하는 고육책 정도로만 생각해 왔던 터였다.

 하지만 주말을 넘기고 주초에 노동위의원들을 소환하는 수순으로 이어지면서 상황은 급변하고 있다. 최소 2∼3명의 의원이 로비에 연루됐다는 관측은 이제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이다. 오히려 추가연루의원이 몇명이냐가 더 큰 관심이다. 나아가 한국자보의 로비범위가 비단 노동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는 얘기가 유력하게 거론되는가 하면 여야중진등 당지도부에까지 의혹의 눈길을 돌리는 시선도 적지 않다.

 한마디로 노동위소속 몇몇 의원의 문제로부터 비롯된 사건이 정치권 전체로까지 비화되는 조짐이 여기저기서 발견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조짐의 상당수는 여론과 정가의「과잉해석」에서 기인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미『왜 노동위만 문제삼느냐』는 불만이 내부로부터 흘러나오고『다른 상임위나 당지도부는 전적으로 결백하다고 말할수 있느냐』는 흐름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그동안「이웃집 불구경하듯」사건추이를 지켜보던 정치권은 긴장차원을 넘어 불안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이다. 검찰이 마음먹고 한국자보의 비자금용처 전부를 추적하다 보면 노동위이외의 엉뚱한 곳에서 또다른 불길이 솟을지 모르고 이 불길을 쫓다보면 의외의 「그물」을 만날수도 있는 까닭이다.

 물론 현재 이러한 시나리오는 하나의 가설성격이 강함을 정치권도 모르는 바 아니다.또 여권으로서도 정치권을 무작정 흔들어 놓는 것은 정국운영에 오히려 부담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욱 큰만큼 설령「제2의 흔적」이 발견된다고 해도 수위조절을 할것이라는 해석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여권이 끊임없이 정치개혁의지를 강조해왔고 이번 사건의 발생 및 수사자체가 정치권이 자초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단순한「확대가능성」만으로도 정치권은 마냥 속을 끓이고 있다. 여기에는 과거 정치권관련 비리사건이 항상 깊은 파장과 후유증을 낳았다는 경험과 판단도 적잖게 작용하고 있다.

 「돈봉투사건」의 종착점은 과연 어디일까. 정치권의 시름과 냉가슴은 날로 깊어가고 있다.【이유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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