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의 어릴적 이야기」/「부끄러운 A학점보다…」「내아들의 멋진 인생…」/스스로의 체험바탕 삶에 대한 진솔한 충고/가장 영향력 감소 추세속 부권회복 한몫아버지가 자녀들에게 생활의 지혜나 자신의 경험담을 전해주는 「자녀교육서」가 잇달아 출간되고 있다. 최근 발간되고 있는 이같은 책들은 대부분 아버지로서 평소 느껴왔던 생활교훈을 자녀에게 충고형식으로 정리해 놓은 것들이다. 불과 4∼5년 전까지만 해도 「내 아들아 너는 인생을 이렇게 살아라」(필립 페스터필드지음)와 같은 번역물만이 간간이 눈에 뛰었으나 92년 1월 발간된 「내아들의 멋진 인생을 위하여」를 시작으로 국내에서도 지금까지 10여종의 책이 출간, 독자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런 자녀교육서의 잇단 출간은 가정에서 가장의 영향력이 점점 약화돼가는 요즘 아버지가 자녀와 대화의 장에 적극 나섰다는 점에서 사회·문화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육사교장을 지낸 황인수씨가 쓴 「내 아들의 멋진 인생을 위하여」(도서출판 밀알) 는 고등학교 2학년 아들에게 보낸 1백통의 편지를 엮어 책으로 발간한 것으로 이성·진학등 생활 관심사에서 통일문제에까지 광범한 충고를 담고 있다.
93년 7월 초판이 발간된 이래 꾸준한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고 있는 신길 성결교회 박광철목사의 「부끄런 A학점보다 정직한 B학점이 낫다」(비전 출판사)도 비슷한 유형의 책인데 여자친구·군대생활·용돈문제등 아버지가 아들에게 주는 3백87가지 충고의 말을 간결한 경구의 형태로 적었다.
또 「아빠의 어릴적 이야기」(도서출판 장락)는 언론인 이충우·구재회씨가 평화신문에 연재한 칼럼을 토대로 가난한 시절이었지만 마음만은 맑고 깨끗했던 어린시절을 회상하며 쓴 글이다.
특히 술지게미를 먹고 학교에 가서 술소동을 벌인 일등 예화를 들어 해방과 8·15, 60년대 경제성장기의 곤궁함 속에서도 천진난만함을 잃지 않았던 동심을 소개함으로써 지금의 전자오락세대 어린이에게 좋은 교훈이 되고 있다.
이와는 달리 아버지와 자녀가 함께 공부하며 대화할수 있는 학습형 서적도 등장, 눈길을 끌고 있다. 공자의 원래 이름을 따 이색적으로 책 제목을 단 「공구는 짱구」(도서출판 장원) 는 출판인 장익순씨가 중학교 3학년 딸과 함께 공부한 논어를 현대적 시각으로 쉽게 풀어 쓴 책이다. 이 책은 논어의 내용에 관한 쉬운 이해를 위해 논어 내용과 연관된 이솝우화, 철학자의 말등도 다양하게 인용하고 있어 자녀와 함께하는 학습도서로 손색이 없다.
운동권 아들에 대한 아버지의 솔직한 느낌을 적은 「아들아 이 길을 함께 가자」(도서출판 밀알·최성일 지음)와 같이 부자간 세대차를 허물고 진지하게 사회모순에 대한 해법을 구하고자 하는 책도 선을 보이고 있다.
서강대 총학생회장·전대협 중앙위원으로 학생운동을 하다 구속된 아들에게 아버지로서 느꼈던 안타까운 심정을 솔직하게 표현하고 있는 이 책은 87년부터 90년에 이르는 한국 민주화 격동기를 배경으로 급박하게 돌아간 상황을 밀도있게 서술하고 있어 그 당시 사회인식에 대한 교훈서의 역할도 하고 있다.
「내아들의 멋진 인생을 위하여」의 저자 황인수씨는 『자녀와 가슴을 터놓고 대화하면서 가장으로서의 뿌듯한 기쁨을 느끼게 됐다』며 『다른 아버지들도 자녀와의 대화를 통해 이해의 폭을 넓혀야 할것』이라고 말했다.【홍덕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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