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서도 그린라운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져 가고 있으나 그린라운드는 아직 개념조차 제대로 정립돼 있지 않은 생소한 용어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실정이다. 그린라운드란 관세무역일반협정(GATT)과 새로 발족된 세계무역기구(WTO)에 의해 주도되고 있는 환경관련 무역규제조치를 의미한다.지구의 환경을 보전하기 위해 앞으로 환경오염을 야기하는 제품의 국제교역을 강력하게 규제해야 한다는게 그린라운드의 핵심 내용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그린라운드가 우루과이라운드(UR) 타결로 수출조건이 개선되리라고 기대하고 있는 국내 기업들에게 큰 장벽이 될것이라는 점이다.
선진공업국가들이 그린라운드를 강도있게 추진하고 있는 배경에는 환경을 무역과 연계시켜 자국의 기업을 보호하는 규제수단으로 삼겠다는 의도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이미 오랜전부터 엄격한 환경보호기준을 정해 놓고 있는 선진국들은 개발도상국들에게도 자신들과 같은 수준의 환경보호기준을 설정하도록 압력을 가하고 있다. 환경보호기준이 엄격한 선진국 기업들은 환경관련 투자를 늘릴 수 밖에 없어 국제경쟁력이 갈수록 약해지는 반면 개발도상국은 자국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환경보호기준을 허술하게 설정해 놓고 있다는게 선진국들의 주장이다.
아닌게 아니라 92년말 현재 독일 기업들의 환경관련투자는 매출액 대비 평균 5% 였으나 한국의 경우 환경투자를 가장 많이 한 한화그룹이 그나마 0.8% 수준이고 나머지 기업은 평균 0.1%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런 상황을 고려할 때 환경보호기준에 관한 자신들의 잣대를 모든 국가에 일률적으로 적용하려는 선진국들의 그린라운드 압력은 우리나라 기업들에는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수도 있다. 특히 한국은 선진국들로부터 환경파괴를 볼모로 급성장한 신흥공업국가로 지목받고 있어 그린라운드 태풍을 가장 먼저 맞는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우선 우리의 입장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 지구온실효과의 원인물질인 이산화탄소의 77%가 미국을 비롯한 11개 선진국들에 의해 방출되고 있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 지구환경오염의 주범은 실은 선진공업국들이다. 이 점을 분명하게 지적하고 이들에게 환경기술의 무상이전, 환경투자를 위한 재정지원등을 요구해야 한다.
다음으로 정부, 기업, 민간이 혼연일체가 된 범국가적인 그린라운드 대책기구를 설립하고 적극적으로 가동해야한다. 또 선진국과의 환경보호기준 격차에 따른 상계관세부과에 대비,단계적인 환경기준강화계획을 수립해 실시해야 한다.
끝으로 환경오염을 유발하는 제품에 대한 무역규제를 피하기 위해 하루빨리 산업구조를 환경보호에 적합하게 재편해야 한다. 이를 위해 기업은 환경보호형 생산공정 구축에 과감하고 아낌없는 투자를 해야 할것이다.<서울대교수 ·미생물학과·환경과 공해연구회장>서울대교수 ·미생물학과·환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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