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강기 문 안열려 구조 늦어/일부 부녀자·어린이 등은 탈진/난방 끊겨 1만주민 추위떨어 한밤에 서울의 대형아파트단지에서 정전사고가 발생, 일부 주민이 1시간여동안 엘리베이터에 갇혀 공포에 떨었다. 또 정전으로 난방이 끊겨 1만여 주민들이 밤새 추위에 시달렸다.
6일 하오8시40분께 서울 노원구 중계3동 512 중계시영2단지아파트 14개동 전체가 정전이 돼 각 동에 2대씩 있는 엘리베이터 28대가 멈추는 바람에 주민 70여명이 갇히는 사고가 발생했다.
특히 이 아파트 1, 2층에는 장애인가족들이 입주해 있어 밤새 극심한 불편을 겪었다.
주민들에 의하면 하오8시40분께 갑자기 전기가 나가면서 엘리베이터가 멈추어 갇힌 어린이등 주민들이 비명을 질러대 경찰 소방서 한전등에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노원소방서는 구조대차 1대, 펌프차 1대, 고가사다리차 2대등 구조장비와 소방대원 30여명을 출동시켰으나 엘리베이터 문이 잘 열리지 않아 구조가 늦어졌다.
이 때문에 엘리베이터에 갇힌 주민 70여명이 울부짖으며 공포에 떨다 일부 어린이와 부녀자들은 탈진상태로 구조돼 병원에 실려가기도 했다.
사고는 2단지 자체 변전선로에서 고장이 발생해 일어났는데 정전시 자동으로 가동되어야 하는 자가발전기도 작동하지 않았다. 또 복도 계단등에 설치된 비상유도등도 켜지지 않아 큰 혼잡이 빚어졌다.
한전북부지점 조사결과 아파트자체 고압선로에 이상이 생겨 LBS고압차단기 안전퓨즈가 사고예방을 위해 자동으로 끊어졌으나 관리실에 예비퓨즈조차 비치돼 있지 않아 복구가 늦어졌다.
엘리베이터에 45분동안 갇혔던 김상옥씨(51·회사원·203동1205호)는 『혼자 타고 올라가던중 갑자기 불이 나가며 멈춰 곧 다시 작동할것으로 생각했으나 시간이 흘러도 움직이지 않아 문을 두드리고 고함을 쳐 구조를 요청, 경비원들이 왔으나 문을 빨리 열지 못해 추위에 떨었다』며 『어린이나 부녀자들의 공포가 얼마나 컸을지 짐작이 갔다』고 말했다.
이 아파트 207동 213호 주민 이무남씨(78·지체1급장애인)는 『밤 9시가 다 되어 갑자기 정전이 돼 나가보니 엘리베이터에 갇힌 아이들이 살려달라고 아우성쳐 급히 관리실로 사람을 보냈으나 직원이 아무도 없었다』면서 『자가발전시설이 있는데도 작동되지 않아 1만여명의 주민들이 암흑속에 공포의 밤을 보냈다』고 말했다.
아파트단지 14개동중 3개동은 밤새 정전이 계속됐고 11개동은 3시간30분여만인 7일 0시10분께야 전기공급이 재개됐다.
11월 준공된 이 아파트는 15층짜리 14개동에 2천4백33세대에 1만여명의 주민이 살고 있는데 1, 2층은 지체장애인들에게 특별분양됐고 3층이상부터 일반주민이 입주해 있다.【이용백·김동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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