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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귀/“다시 돌아온다”는 세시먹거리… 한방선 보혈제(꽃이있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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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귀/“다시 돌아온다”는 세시먹거리… 한방선 보혈제(꽃이있는 삶)

입력
1994.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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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연히 돌아온다」 「제자리로 온다」해서 당귀이다. 다시 돌아온 한해의 시작이란 의미때문인지 산골에서는 퍽 오래전부터 설날 세시먹거리의 하나로 자리 잡았었다.

 동국세시기에 보면 「양주 청평 포천 가평 삭녕 연천등 경기도 산골 6읍에서 승검초와 움파(총아) 멧감(산병)을 대궐에 진상했다」고 했다.

 이 승검초(신감초)의 뿌리가 바로 당귀이다. 당귀를 다시 움에서 길러 틔운 싹도 승검초라고 하는데 「그 깨끗하기가 은비녀 다리같다」며 꿀에 찍어 먹으면 향기롭다고 했다.

 옛 양반들에게 이 승검초는 설날의 별미였던 모양이다.

 또 섣달 그믐 밤에 당귀뿌리를 삶은 물에 목욕을 했다. 몸에서 미묘한 향기가 난다. 깨끗한 몸으로 설날 아침 차례를 올리기 위해서라고 했다.

 승검초 가루로 강정이나 떡 단자 편도 만들었다. 밤가루 콩가루 밀가루 승검초가루를 섞어 꿀에 개어 다식을 만들어 제상에 올렸다.

 뿌리를 엷게 끓여 차로 마셔도 묵은 몸냄새가 없어지고 향기가 난다고 했다. 뿌리를 차로 마셨지만 승검초 순을 꿀물에 섞어 차로도 마셨다.

 기를 보하는것이 인삼이라면 혈을 보하는데는 당귀이다.

 한방에서는 감초 다음이다. 그래서 신감초라는 이름이 붙어있다. 한약방의 독특한 냄새가 당귀의 냄새다. 생약중 녹용과 함께 보혈제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대표적인 보혈제이다.

 미나리과에 속한 다년생으로 참당귀 승검초 숭엄초 신감채 당구라고도 부른다. 꽃대가 나오면 숫당귀, 나오지 않으면 암당귀, 실뿌리가 많은것은 채당귀라 했다.

 8월께면 흰색이나 자색의 꽃이 핀다. 전초에서 향기가 나지만 특히 뿌리에 향이 많다. 어린싹을 채취해 나물로, 기름에 볶아 튀김을 해먹었다. 줄기를 뜯어 잎자루를 십으면 달고 맑은 향이 일품이다. 이내 물을 마셔보면 물맛까지 달다.

 한방에서는 혈압강하 관절염 진통 월경불순 자궁발육부진 산후조리등 특히 여자에게 더 좋다고 했다. 사물탕 귀룡탕 당귀육황탕의 주인공이다. 신농본초경에 올라 있으니 오랜 옛적부터 보혈제로 쓰였음을 알수있다. 향이 좋아 차로 만들어 늘 마시면 건강에 좋다.

 작약을 보내면 이별을, 당귀를 보내면 만남 초청 기약을 암시한다.【김대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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