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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두루마기/아이들 가슴설레며 기다리던 설빔(한국의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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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치두루마기/아이들 가슴설레며 기다리던 설빔(한국의 미)

입력
1994.02.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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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예전에 아이들이 가장 기다리던 날은 새해 첫날인 설날이었다. 설날 아침 떡국을 들면 한살을 더먹어 어른세계로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었다. 또 이 때는 먹을 것이 갑자기 많아져서 신이 났다. 어른들을 찾아 세배를 하면 두둑한 세뱃돈과 함께 맛난 음식이 나와 언제나 흐뭇했다. 그러나 설날의 기다림을 무엇보다 값지게 하는 것은 설빔이었다. 대개 아이들은 더울 땐 벗고 살듯 지내다가 추워지면 겹겹 퀘퀘한 헌옷을 꿰어 입었다. 그런 까닭에 설빔은 한 겨울을 따뜻이 날 수 있는 새옷을 뜻했다.

 섣달 그믐날, 까치설날은 손꼽아 기다리는 설날을 앞당겨 주었다. 반가운 소식을 미리 알려주는 까치는 설날도 하루 먼저 맞아 아이들이 그날부터 설빔을 입도록 해준 것이다.

 까치설날에 입는 어린이 설빔의 하나가 바로 까치두루마기다. 귀여운 이 두루마기는 다섯 가지 색으로 조화를 주었다. 황색은 앞자락의 중심에 길다랗게 대고, 양옆엔 연두색으로 넓게 뒤덮었다. 남자아이는 깃과 고름을 남색으로 둘렀고, 여자아이는 자주나 붉은 색을 썼다. 두루마기의 소매는 색동으로 알록달록 색감이 튀게 하고 안감으로는 붉은색을 받쳤다. 

 오방색은 목화토김수의 오행과 동서남북중의 방위를 나타낸다. 그리고 무병장수와 나쁜 기운을 쫓는 뜻이 있다. 이런 뜻이 깃든 까치두루마기를 입고 설날 내내 마을을 누비고 다니면 동구밖 나무가지 위의 까치들도 덩달아 즐거워 했을 것이다. 길이 59.5㎝, 화장 35.5㎝. 단국대 석주선기념민속박물관 소장.【최성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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