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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전쟁 불붙었다/외국산 “밀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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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전쟁 불붙었다/외국산 “밀물”

입력
1994.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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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브랜드 앞세워 직판체제 갖춰/막강한 자금력… 국산값 수준 인하/국내업체들 우려속 “당당히 싸우면 승산” 자신감도 우리나라가 세계 위스키의 각축장으로 변하고 있다. 세계적인 위스키회사들이 매력투성이의 국내시장을 노려 직판체제로 상륙을 시도, 이미 유수의 위스키업체들이 물량공세로 국내시장을 향해 포문을 열었고 뒤이어 세계적인 주류업체들이 상륙 채비를 갖추고 「D데이」만을 기다리고 있다. 그동안 보호막에 싸여있던 국내 위스키업체들은 이들 「위스키거물」들을 맞아 시장을 빼앗기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양상을 보이고 있다. 5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우루과이라운드협상 타결이후 세계적인 위스키회사들이 속속 국내에 진출하고 있다.

 세계최대의 위스키회사인 영국의 유나이티드 디스틸러스사의 1백% 투자회사인 한국자회사 리치몬드코리아는 지난해말 조니워커의 국내 직판을 시작으로 위스키전쟁의 포문을 열었다.

 이 회사는 곧 이어 주력제품인 조니워커 레드의 출고가격을 무려 27.2%나 인하했다. 이같은 인하폭은 올해부터 적용되는 위스키주세인하율(1백50%에서 1백20%)에 따른 가격하락폭인 13%를 크게 넘어서는 수준으로 단숨에 국내 위스키시장을 장악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에따라 조니워커레드(7백㎖) 1병의 출고가격은 2만1천9백70원에서 1만6천5원으로, 시중소매가격은 2만9천원에서 2만2천원선으로 낮아졌다. 국산특급위스키인 패스포트 썸싱스페샬 VIP의 출고가격과 소매가격이 각각 1만5천9백95원, 2만1천2백원인 것과 비교하면 가격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어진 것이다.

 주류업계는 이 회사가 조니워커라는 브랜드이미지를 등에 업고 가격차별성을 없앤 상태에서 물량공세를 취한뒤 시장을 장악하고 이미 시판하고 있는 조니워커블랙과 블루는 물론 올드파 헤네시코냑등을 대량 투입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난해 국내 위스키시장은 3천7백여억원 규모로 앞으로 성장률이 매년 15%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리치몬드코리아도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큰 스카치위스키 시장중 하나라고 밝히고 있다.

 이때문에 유나이티드 디스틸러리외에 코냑의 명문인 프랑스의 레미마르탱이 한국직판을 시작했고 밸런타인으로 유명한 영국의 하이램 워커도 한국직판을 서두르고 있다. 외국 위스키업체들의 이같은 움직임에 대한 국내 위스키제조업체들의 반응은 착찹하다. 품질면에서뿐만 아니라 가격면에서도 조니워커레드로 대표되는 수입위스키와 경쟁해 이길 자신이 있지만 「외국산 유명브랜드 위스키」라는 벽을 뛰어넘기가 여간 어렵지 않기때문이다.

 국내업체들의 주장은 한마디로 국산특급위스키는 프레미엄 스카치위스키의 맛과 향을 지닌 고급 스카치위스키인 반면 조니워커레드는 서구에서는 일반인들이 애용하는 대중 스탠더드위스키라는 것이다. 즉 패스포트나 썸싱스페셜의 경우 원액구성비는 몰트원액이 40%, 그레인원액이 60%(커피의 예를 들면 몰트는 커피, 그레인은 커피크림에 해당)인데 비해 조니워커레드는 몰트원액이 25∼30%, 그레인원액이 70∼75%이고 숙성연한도 패스포트는 몰트가 8∼12년, 그레인이 4∼6년인데 반해 조니워커레드는 몰트가 3-5년, 그레인이 3∼4년이라는 점이다.

 이같이 품질에서 큰 차이가 나기때문에 수입 스탠더드위스키는 오히려 국산 특급위스키보다 값이 더 싸야 된다는 것이 국내업체의 주장이다. 현재 조니워커레드의 경우 외국에서 보통 7∼8달러에 팔리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국내업체들은 시장에서 정정당당하게 경쟁할 경우에는 시장점유율을 결코 빼앗기지 않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은 고도의 마케팅노하우와 막강한 자금력을 무기로 갖춘 수입위스키가 시장확대에 급급한 나머지 거래질서를 무너뜨리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이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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