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원의 표지로 조형성 갖춰야 「아름다운 성당을 만들자」는 운동이 본격화되고 있다. 「한국 천주교회에는 문화가 없다」는 불명예가 불식될 첫해가 시작되는것이다. 서울 가톨릭 미술회(회장 최종태)는 「가톨릭 미술가의 날」인 18일 명동성당 문화관에서 성직자와 미술가, 평신도, 건축가등이 모여 아름다운 교회를 만들기 위한 세미나와 미술전시회를 갖는다.
최회장(조각가·서울대 교수)은 『이런 움직임은 지난 20년간 서울대교구에서 1백80여개의 성당이 세워졌고 현재도 11개의 성당이 세워지고 있으나, 잘 된 건물을 꼽으면 몇개에 불과하다는 심각하고 부끄러운 반성에서 출발했다』고 밝히고 있다.
「한국 교회미술의 오늘과 내일」이라는 제하의 세미나에서는 「교회와 미술가는 서로 필요하다」(강사 김수환추기경), 「미술가의 주보 후라 안젤리코」(장익 신부), 「우리나라 교회건축의 방향」(건축가 김원), 「교회공간의 예술성」(송현섭 신부)등이 발표되고 토론된다.
김원씨는 『우리는 그 동안 큰것을 지향했고 비싼것을 선호했고 화려한것을 존경했다. 또한 빠른 성취를 원했기 때문에 신중해야 할것들을 생략해 왔다. 그리하여 취미는 저속해졌고 질이 떨어졌으며 고매한 정신은 사라졌다』고 신랄한 반성을 하고 있다.
그는 수양을 위해 기거할 최소한의 공간으로서 고즈넉이 가라앉은 감동을 주는 산사를 보며 배워야 할 점이 있다고도 진술하고 있다.
『요즘 한국 가톨릭 성당건물의 특징은 특징이 전혀 없는것이 가장 큰 특징』이라고 문제를 제기한 송현섭신부는 『성당은 단 한 번 들어와 보지 않은 이들에게도 희망과 구원의 표지로서, 특징 있는 조형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송신부는 세계사 속에서 교회는 항상 훌륭한 미술의 애호가였음을 상기시키면서 신학교 교과과정에 교회미술교육을 포함시킬것을 제안하고 있다.
「우리 성미술, 우리 손으로」라는 취지를 안고 18일부터 28일까지 명동성당 문화관 만남의 집에서 열리는 「우리 삶 속의 종교미술전」에는 신앙생활에 쓰이는 그림과 조각, 염주·성배같은 성물등 1백여점이 출품되고 판매도 되어 아름다운 교회생활에 대한 의식과 감각을 높이게 된다.【박내부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