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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봉투」제공 한결같이 부인/자보수사/출두 경영진 “음해공작”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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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봉투」제공 한결같이 부인/자보수사/출두 경영진 “음해공작”주장

입력
1994.02.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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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환전 진술내용 짜맞춘듯/검찰, 비자금장부 압수 검찰은 5일 당초 예정됐던 김택기사장(44)등 한국자보 경영진 4명외에 김준기동부그룹회장(50)을 전격적으로 소환, 노동위 의원들에 대한 뇌물공여혐의를 추궁해 수사가 긴박하게 진행되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검찰은 이날 낮까지도 김회장의 소환여부에 신중한 자세를 보이다가 하오6시께 갑자기 소환을 결정, 하오10시에 출두하라고 통고했다.

 김회장은 출두요구시간보다 10분빠른 9시50분께 검찰에 나와 검찰청사 입구에서 사진기자들에게 자청해 포즈를 취하는 여유를 보이며 『한국자보 임원들을 믿는다. 돈봉투 전달은 사실이 아닌것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회장은 또 김택기자보사장의 국회위증에 대해서는 『동생은 위증할 의도도 없었고 자신이 위증했다고 생각하지도 않고 있다』고 말했다.

 김회장은 정홍원특수1부장실로 안내돼 정부장검사, 담당 량인석검사와 잠시 담소를 나눈 뒤 특별조사실에서 조사를 받은 다른 인사들과는 달리 량검사의 방에서 조사를 받았다.

 하오4시30분께 회사간부 20여명의 호위를 받으며 검찰에 출두한 한국자보 김택기사장은 다소 긴장된 표정으로 『의원들에게 돈을 준 사실이 결코 없다』며 『본의아니게 물의를 일으켜 국민들과 자보고객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했다.

 김사장은 조사에 앞서 취재진들에게 돌린 호소문을 통해 『김말롱의원이 노조측의 부탁을 받고 개인회사 내부의 노사분쟁을 무리하게 국정감사 대상으로 제출한 뒤 좌절되자 위증고발·로비의혹등으로 사태를 몰고갔다』며 『검찰조사에서 모든 사실이 명백히 밝혀질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상오10시30분 회사 고문변호사와 함께 출두한 박장광상무(52)도 『음해공작』을 주장하며 뇌물공여사실을 부인, 사전에 철저히 답변을 준비한듯한 느낌을 주었다.

 박상무는 담당검사인 특수2부 김용검사실에서 신원확인을 한 뒤 곧장 11층의 특별조사실로 옮겨져 조사를 받았다.

 박상무는 시종 미리 준비한 진술요지서를 보면서 『김말롱의원에게만 1백만원을 주었다가 돌려 받았을 뿐』이라는 주장을 고집하며 검찰과 밤새 끈질긴 실랑이를 거듭한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날 상오 박상무에 이어 하오2시부터 이규천이사(47) 이창식전무(49) 김택기사장(44)을 한시간 간격을 두고 소환, 진술내용을 사전에 조정했을 이들을 「각개격파」식으로 분리신문했다.

 검찰 관계자들은 『자보측은 돈봉투사건이 표면화된 직후 서울시내 I호텔에 대책본부를 설치하고 고문변호사들의 자문까지 받아 가며 수사대응책을 마련한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하지만 자보측의 「대책」을 하나 하나씩 깰 복안이 있다』고 자신했다.

 검찰수사가 4일 밤 자보측이 숨긴 비자금관련서류를 확보, 회사 간부들을 소환하는등 급박하게 돌아가자 서울지검에는 정치권으로부터 수사상황을 묻는 전화가 쇄도했다.

 검찰이 압수한 서류들은 「사업계획서」 「금전출납부」등으로 한국자보측에는 「초극비문서」들로 밝혀졌다.【이희정·현상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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