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분위기 암시 북변화 유도/최대변수 중에 “반대말것” 압력 미국이 4일 급작스럽게 유엔안보리 비공식회의에서 북한 핵문제협의를 제기한 것은 북한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찰요구를 거부한데 따른 국제 제제를 준비하기 위한 작업으로 풀이할 수 있다.
북한이 오는 21일 빈에서 열리는 IAEA 정기이사회까지 핵사찰에 대한 긍정적 자세를 보이지 않을 경우 IAEA로서는 북한의 핵시설이 핵무기개발에 전용되고 있지 않다는 보장을 할 수 없다는 보고서를 제출하게 된다.
이같은 보고서가 채택될 경우 이 문제에 대한 최종적인 강제수단을 갖고 있는 유엔안보리의 개입은 당연히 예상되는 수순이다. 북한핵문제는 이미 안보리의제로 계류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의제로 새로 채택할 필요는 없다.
미국이 아직 보름남짓 남은 IAEA 정기이사회를 앞두고 안보리협의를 들고 나온 것은 북한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의지를 과시하는 한편, 이 방법이 여의치 않을 경우 안보리제재조치를 보다 용이하게 조성하기 위한 전략으로 볼수 있다.
우선 안보리협의는 북한으로 하여금 핵사찰을 수용하게 하는 가장 강력한 압력수단이 될것으로 국제사회는 보고 있다. 북한은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사찰에 접근해온 것이 아니라 교묘하게 사찰을 회피해왔다.
따라서 21일까지 사찰을 거부할 경우 안보리의 강제조치에 직면할 것이라는 사실을 북한은 인식할 수밖에 없게 된다. 유엔분석가들은 이같은 국제분위기를 보면서 21일까지 북한이 긍정적 자세를 보이지 않을 경우 이는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도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이날 안보리협의 개시는 북한핵문제 해결의 변수인 중국을 겨냥한 미국과 서방국의 압력으로 해석할수 있다. 이날 미국은 안보리에서 중국에 대해 IAEA 정기이사회 이전에 북한이 핵사찰을 받게 설득해줄 것을 「간곡히」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은 작년3월 북한이 핵확산금지조약(NPT)을 탈퇴하여 유엔안보리가 이 문제를 논의하기 시작하자 계속 대화로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미국등 서방은 당시 당장이라도 제재조치를 취하려 했지만 중국의 요구를 거절할수가 없었다. 왜냐하면 중국이 거부권을 행사한다면 북한핵문제가 공중에 떠버릴뿐 아니라 NPT체제 자체에 구멍이 뚫리기 때문이다.
국제사회로서는 북한의 핵문제가 지금까지 지지부진한 것 자체가 중국 때문이라는 시각도 있다. 따라서 미국등 서방으로서는 이제 중국에 대해 강력한 대북한 영향력을 행사하든가 최소한 안보리제재에 방해를 하지 말도록 요구할 단계에 이른 것이다.
안보리제재결의는 5개상임이사국의 반대가 없어야 가능하다. 현대 대북제재를 위해서는 최소한 중국이 기권을 해야 가능하다.
따라서 IAEA정기 이사회까지 미국등 서방국은 중국에 대한 설득과 압력에 치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안보리회의에서 중국은 북한에 안보리상임이사국의 입장을 전해주겠다고 말한 것으로만 전해졌다.
중국이 과연 대북제재에 반대하지 않을 것인지 현재로서는 예상할수 없다. 중국은 안보리거부권을 거의 행사하지 않는게 관행이나 동맹관계에 있는 북한제재에 대해서는 쉽게 판단을 내릴수 있는 입장으로 이해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핵문제가 제재로 가기전에 평화적 해결을 위한 돌파구를 찾을 수도 있다. 북한의 행동이 워낙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막판에 북한이 미국과 다시 협상을 요구하여 IAEA의 사찰조건을 충족시킬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유엔본부=김수종특파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