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가방·이브 몽탕 대잇는 프랑스 대표적 성격파배우 프랑스국민이 에펠탑보다 사랑하는 배우 제라르 드파르듀(46). 직관적인 연기력으로 가장 편안한 스크린을 만들고 있는 그는 장 가방, 이브 몽탕으로 대표되는 프랑스 성격파배우의 계보를 당당히 잇고 있다. 큰 코 , 투막한 턱등 결코 미남이라고는 말할 수 없지만 분명히 세계여성영화팬들의 연인이자 우상이다.
제라르 드파르듀는 15세에 가난이 싫어 고향을 떠났다. 좀도둑질과 구걸로 파리의 다리밑을 전전하면서 그는 살기위해 다양한 인생을 경험해야했다. 그의 열정적인 생활태도, 솔직함, 그림과 문학에 대한 놀라운 직관력등은 이런 경험에서 비롯됐다. 농부, 예술가, 탐험가 그리고 연인에 이르기까지 영화에서 보여주는 귀신같은 변신은 카멜레온처럼 살았던 젊은시절과 무관치 않다.
88년 이사벨 아자니와 공연한 「까미유 끌로델」에서 드파르듀는 끌로델의 연인이자 스승인 로댕역을 맡았다. 제자인 끌로델의 재능을 인정하면서도 예술적 영감을 주는 연인으로 영원히 머물러줄 것을 요구하는 편집증적이고 이중적인 예술가의 광기를 보여줬다. 2년후 「시라노」에서는 정반대의 인물을 묘사한다. 17세기 프랑스귀족의 사랑풍속도를 그리는 이 작품에서 낭만적 사랑을 꿈꾸지만 매력이 없는 시라노백작으로 분한 드파르듀는 시라노의 허전한 열정을 노래하듯이 엮어나간다. 이 작품으로 그는 90년 칸영화제 최우수남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할리우드 데뷔작으로 앤디 맥도웰과 함께 출연한 「녹색카드」(91년)에서 드파르듀는 멜로물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주위의 걱정을 일축했다. 미국에서 직업을 얻기위해 위장결혼하는 프랑스청년으로 출연한 그는 이방인의 어리둥절함, 잔잔한 유머, 폭발적인 열정을 두루 섞어 안아주고 싶은 사랑스런 남자로 떠오르는데 성공했다.【권오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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