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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LA의 물가관리/이백만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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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LA의 물가관리/이백만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4.02.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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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가문제로 고민하지 않는 나라는 없다. 물가가 뛸 경우 소수의 관련업자만 이익을 볼뿐 대다수 국민들이 모두 손해를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물가문제를 다루는 방법에 있어서는 나라마다 큰 차이가 있는 것 같다. 지난 1월중순 갑작스런 지진으로 폐허가 된 미국 로스앤젤레스 샌퍼낸도밸리지역―. 물 음식 배터리 담배등 기본생필품값이 중간상인들의 농간으로 마구 뛰었다. 매점매석과 바가지씌우기가 횡행한 것이다. 얄팍한 상혼이 선진국에도 엄존하고 있음을 새삼 보여준 사건이었다. 

 우리를 놀라게 한것은 관련기업과 정부당국의 대처방식이다. 미국 최대의 편의점체인인 세븐일레븐의 본사 사우스랜드사는 밸리소재 자사체인점 8개소가 지진에 편승하여 폭리를 취하고 있다는 첩보를 입수, 본사직원을 손님으로 가장하여 물건을 사게하는 식으로 「물증」을 확보한 뒤 프랜차이즈계약을 취소키로 하고 법적수속을 밟고 있다는 것이다. 사우스랜드사측은 이와함께 『이들 8개 세븐일레븐업주들을 시당국에 고발했다』고 발표했다. 

 LA시검찰당국도 민첩한 순발력을 발휘했다. 검찰당국은 밸리지역 1백여명의 상인들이 폭리를 취한 혐의를 잡고 이들에게 청문회출두통지서를 발송했다. 골드스타인 검찰대변인은 『청문회를 통해 혐의내용이 사실로 드러나면 예외없이 기소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우리는 어떤가. 유명백화점마저 상도의를 헌신짝버리듯 내팽개친채 돈버는데만 혈안이 되어 있다. 백화점 사기세일사건이 기억에서 잊혀지려하자 최근에는 싸구려 외국농산물을 국산으로 속여 팔다 경찰에 적발된 사건이 터졌다.  

 물가당국도 가관이다. 물가문제가 터질 때마다 「조자롱이 헌칼 휘두르듯」  검찰고발 세무조사등의 엄포만 놓곤 한다. 지난 1월 양파파동때 중간상인들이 매점매석으로 폭리를 취한 사실을 확인해 놓고서도 검찰고발을 미루고 있다. 

 대기업의 상도의나 정부당국의 법집행에 있어 우리나라는 아직도 멀었다는 인상을 지워버릴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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