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라운드 협상결과에 대한 충격 때문인지 요즘 국내에서는 「그린라운드」대책이 자주 거론되는것을 보게 된다. 국회서도 논의되고 민간단체에서도 적잖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에서도 무역과 환경을 연계시켜야 한다는 여론은 날이 갈수록 거세질 전망이다. 며칠전 워싱턴의 상무부에서 제프리 가튼차관(통상담당)을 만났을 때 『미국언론들이 그린라운드를 말하는데 미국정부의 통상정책에 그린라운드를 어떻게 적용할것인가』라고 물어보았다. 그는 『대외무역과 환경보호는 따로 떼어 생각할 수 없다는것이 많은 미국인들의 생각이자 정부의 생각이다』라고 대답했다.
미국이 그린라운드를 다자간 무역협상무대에서 당장 내놓을지는 의문이다. 개도국의 반발이 엄청날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부터 미리 그린라운드에 대비하는 것은 현명한 처사이다.
그린라운드에 대비하는 자세가 「미국이 꾸미는 음모에 대한 방어개념」이어야 하는가는 생각해볼 대목이다. 물론 미국사람들이 그린라운드를 내세우는데는 자국기업의 경쟁력을 지키려는 의도가 있는것이 사실이다. 그렇지만 지구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대의가 그린라운드의 배경에 깔려 있다. 따라서 그린라운드개념으로 인한 긍정적 의미를 도외시해서는 안된다.
우선 기업들이 우리의 물과 공기를 오염시키지 못하게 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환경보호는 현재 미국보다도 한국이 더 절박한 과제이다. 상수원오염으로 전 국민이 홍역을 치르고 있다. 물만 문제가 아니다. 한국인구의 30%가 모여 사는 서울일원의 공기오염은또 얼마나 심각한가.
다음으로 중국의 산업화에 의한 대기오염이나 해양오염이 한국에 끼칠 영향을 장기적으로 고려해야한다. 이미 미국언론들은 중국의 대기오염에 의해 환경적으로 가장 타격을 받을 나라로 한국을 꼽고 있다. 중국정부는 환경문제를 도외시한 채 개발에 치중할 전망이다. 한국이 단독으로 이를 막을 수 있을까. 어림없는 이야기이다. 이럴때 다자간 협상에서 제기될 그린라운드는 한국이 기댈 언덕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린라운드에서 부정적측면 못지 않게 긍정적 측면도 살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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