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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대처” 이면에 「합당유산」 청산/민자 대대적 조직개편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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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대처” 이면에 「합당유산」 청산/민자 대대적 조직개편 배경

입력
1994.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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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정적시기」 의사관철에/3­2­1 계파지분 불안/민주계 “열차떠난다 탈사람은 타라”에 함축적 의미 민자당이 대대적인 수술을 앞두고 있다. 민자당은 지난달 31일 김영삼대통령에게 대폭적인 조직개편을 보고한대로 전당대회대의원, 중앙상무위, 중앙당기구, 지구당조직등 전반적인 당의 골격을 수술할 차비에 들어갔다. 민자당의 이같은 조직개편은 정치환경변화에 적응한다는 명분과 함께 3당합당의 잔재를 이번 기회에 청산하겠다는 이면의 계산을 동시에 내포하고있다.

 민자당은 3당합당 4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조직내에 각 계파의 잔재를 상당부분 안고있는것이 사실이다. 당의 조직과 기구 대부분은 합당당시 민정 민주 공화계의 3대2대1 배분비율을 반영하고있다. 물리적으로는 혼합됐지만 화학적합성은 아직 완전히 이뤄지지 않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전당대회를 비롯, 수임기구인 중앙상무위운영위, 중앙당조직등도 그같은 유산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따라서 전당대회대의원 및 중앙상무위운영위원을 대폭 감축한다는 계획은 정치낭비를 줄인다는 대의명분뿐아니라 3당합당잔재를 씻어내기 위한 1단계조치라고 볼수있다.

 현재 민자당 전당대회대의원수는 7천여명. 4년에 한차례씩 대통령후보선출을 위해 전당대회를 여는 미국정당의 경우가 4천여명인것을 보면 기본적으로 많다는 느낌이 든다. 게다가 대의원의 분포는 여전히 3대2대1이다. 민주계가 절반도 되지 않는다. 물론 계파가 없어졌다고는 하지만 민자당의 당내사정이 복잡해질 경우 당지도부가 생각하는대로 의사결정을 하기에는 불안정한 구조이다. 특히 92년경선에서 경험했듯이 당지도부의 의사를 관철시키기도 어려운 상황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하는 실정이다. 따라서 대의원수를 대폭 감축하면서 틀자체를 뒤바꾸겠다는것이 당지도부의 생각인 것으로 보인다.

 전당대회의 수임기구인 중앙상무위 운영위도 마찬가지 경우. 민자당은 지난해 3당통합의 유산인 중앙위와 상무위를 단순통합함으로써 중앙상무위 1만2천여명, 실질적 의사결정기구인 운영위 3천여명이라는 비대한 몸집을 유지하고 있다. 계파분포 또한 전당대회대의원과 비슷하다. 민자당은 두 기구의 구성원수를 절반수준으로 감축할것을 검토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새로운 자격요건을 만들어 인선과정에서 전면적인 물갈이가 진행될것으로 전망된다.

 전당대회대의원의 개편은 지구당위원장의 교체작업과도 맞물려 있다고 볼 수 있다. 청·장년층의 대거영입을 통한 지구당위원장 세대교체계획은 15대총선과 관련, 그 자체로서도 의미를 갖지만 전당대회등 당의 전반적인 세력재편에도 영향을 미친다.

 이같은 조직개편작업이 완료되면 일단 민자당에서 3당합당의 외피는 찾아보기 어려울것으로 보인다. 계파는 사라지고 다만 「민자계」만 남게 될 공산이 크다. 물론 이같은 과정은 민정·공화계의 완전해체와 범민주계로의 편입을 의미할수도 있다. 한 민주계의원은 『이제 열차는 떠난다. 탈 사람은 타고 싫은 사람은 내리는 수밖에 없다』고 의미있는 말을 했다. 민자당은 그러나 김대통령의 집권2차연도를 맞아 전개하는 조직개편을 소리없이 진행시키기 위해 급격한 조치대신 당분간 당규개정안마련등 물밑준비작업에 치중할것으로 보인다.【정광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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