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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도엔 명물도 많은데…/이행원 논설위원(메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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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도엔 명물도 많은데…/이행원 논설위원(메아리)

입력
1994.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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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적으로 이름이 난 도시에는 그 도시를 대표할만한 상징적인 명물이 한 두개씩 있다. 이러한 상징적 명물중에는 건축문화의 극치를 자랑하는 건물이나 교량등 건조물이 주를 이루지만, 산 또는 강이나 호수등 자연환경이 한몫을 하는 곳도 있다. 작은 동상 하나가 도시를 상징하는 명물노릇을 하는 도시도 있지만 어색하지가 않다. 에펠탑이나 에트왈 개선문하면 누구나 프랑스의 수도 파리시를 연상한다. 골든 게이트 브리지(금문교) 사진만 봐도 미국의 샌프란시스코시를 생각하게 되고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이나 횃불을 높이 치켜든 자유의 여신상이란 말만 들어도 뉴욕시를 기억하게 된다. 불가사의한 건조물인 만리장성은 아예 중국이란 나라를 상징한다. 자금성과 천안문광장은 북경을 상징하기에 충분하다. 세계적인 명성을 날리는 명도가 명물을 만드는 것인가. 명물이 명도의 명성을 더욱 드높이게 하는 것일까. 그 선과 후 그리고 상관도를 한마디로 답하기는 어렵겠지만, 우리로서는 여간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올해로 정도 6백년을 맞는 서울은 고도이다. 수도가 된지 2천년이 훨씬 넘는 이탈리아의 로마시(정도2503년), 터키의 앙카라시(2293년), 그리스의 아테네시(2003년), 1천년의 도읍지인 이집트의 카이로시(1020년)나 프랑스의 파리시(1006년)만은 못하지만, 서울은 세계에서 13번째로 오래된 수도다.

 북경시(573년) 마드리드시(429년) 동경시(403년)보다 훨씬 오래됐다. 인구 1천97만명을 포용하고 있는 서울은 인구 규모면에서는 세계 4위의 거대 도시이다.

 초거대도시인 서울은 그러나 안타깝게도 세계 어디에나 내놓을만한 명물이나 명소를 갖고있지 않다. 국보 1호인 남대문과 경복궁·덕수궁·창덕궁등 고궁, 남산과 한강등이 있지만 서울을 대표할만한 상징적 명물이라 할 수 있을까.

 내국인들에게는 그럴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꼭집어서 서울을 대표적으로 상징할만 하다고 외국인들에게 내세우기에는 부족하다는 느낌이 없지않다. 세계인들이 「서울」하면 「남대문」을 연상할 수 있고 「남대문」하면 「서울」을 생각할 수 있겠느냐에 자신감을 가질 수가 없다.

 하지만 그게 어디 어제, 오늘의 일이었던가. 서울의 「상징물 불재」타령을 왜 새삼스럽게 한단 말인가.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올해가 바로 「서울 정도 6백년」이 되는 해이기 때문이다. 옛 서울과 앞으로 수백년을 지속하게 될 미래의 서울을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미래의 서울을 위해 서울을 상징할 「무엇인가」를 만드는 일을 지금부터라도 시작했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다. 낡고 헐어 언젠가는 다시 지어야 할 「서울시청사」를 서울의 대표적인 상징물이 될 수 있게 계획해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본다. 「서울6백년」기념사업을 추진하는 서울시가 기념비적 사업으로 추진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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