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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수 「천길 심지」의 신총장/직원 기업연수등 조용히 큰변화 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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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수 「천길 심지」의 신총장/직원 기업연수등 조용히 큰변화 주도

입력
1994.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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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개편때 악역도 잘해낼지 궁금증 「알고보면 무서운사람」 민자당의 한 중진의원이 문정수사무총장을 평한 말이다. 그는 문총장을 묘사하는데 「천길 심지」라는 표현까지 동원했다. 부드러운 외양과는 달리 흉중에는 어지간해서 흔들리지않는 기질이 숨겨져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당일각에서는 『총장으로는 왠지 약해보인다』고 우려하기도한다. 사실 문총장은 무장의 체취보다는 문신의 분위기를 풍긴다. 강골의 최형우내무장관, 호방한 황명수의원등 두 전직총장과 견주어보면 문약해보이기까지한다.

 문총장 자신도 이를 굳이 부인하지 않는다. 두드러지거나 강해보이려는 제스처도 취하지않는다. 어찌보면 총장 주변이 조용하다는 느낌마저 든다.

 하지만 한꺼풀만 벗겨보면 그가 강한 추진력으로 역동적인 활동을 하며 새로운 총장상을 만들어가고있음을 어렵지않게 알 수 있다. 소리나지 않게 당의 이곳저곳을 변모시키고 있는것이다.

 사무처요원들에게 기업연수를 받게하고 당살림의 10%절감운동도 추진하고있다. 뒷북친 감이 없진않지만 전국조직을 활용한 「환경보호녹색운동」을 펴는것도 전례없는 정당활동이다. 과학적 정당논을 피력하며 각 국실에 컴퓨터를 들여놓고 있는것도 신선하다.

 이처럼 「보이는 변화」와 함께 문총장은 「보이지않는 변화」, 즉 당내화합을도모하려 애쓰고있다. 새해들어 맨먼저 당고문들을 점심식사에 초대했고 시도지부위원장, 당기위원들과 소주잔을 기울이며 현장의 소리를 들었다. 총장실을 열어놓고 찾아오는 의원들을 계파를 가리지않고 맞는다. 문총장 스스로도 화합의 역할을 강조한다.

 『총장은 대통령의 국정수행을 뒷받침하는 조연이다. 그동안 당내불화가 개혁정치에 걸림돌이었다면, 조연인 총장은 당연히 화합에 최선을 다해야한다. 화합은 결코 위세나 군림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가능한한 자기를 낮추고 귀를 넓게 열어야한다』 튀지 않으면서 당을 장악하고 일을 추진하자는것이다. 

 문총장의 「신총장론」은 김영삼대통령의 의중과 맞닿아있는지도 모른다. 국가경쟁력강화와 경제회복에 매진하자면 정치는 조용한 편이 좋기때문이다.

 문총장의 화합론이나 유화론도 확대해석하면 국정운영의 기조와 맥을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독설가로 유명한 민주당의 박지원대변인마저 『허점이 별로 눈에 뛰지않아 한마디할 구석이 별로 없다』고 말할 정도다.

 그러나 이런 신총장론이 당내에서 호응만을 받는것은 아니다. 『녹색운동, 당의 과학화, 부드러운 분위기조성등은 참신한 발상이고 진작 했어야할 일이다. 하지만 집권당의 총장은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총장의 중요한 책무는 당조직을 강화해 단체장선거·총선을 승리로 이끌고 궁극적으로 정권을 재창출해야한다. 그러려면 자르고 줄이고 고치는 악역도 감수해야한다』

 악역에 있어 문총장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하지만 그를 잘아는 사람일수록 『잘 해내는 정도가 아니라 독하게 느껴질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일차적으로 다가올 검증대는 2∼3월의 지구당개편이다. 뒤이어 해야할 중앙당조직개편도 그의 역량을 시험하게된다. 잡음없이 부실지구당을 능력있고 참신한 인물로 물갈이할 수 있을지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문총장은 이 문제들을 적극적으로 준비하고있다. 그는 부산 북갑의 지역의원에서 전국적 의원으로 탈바꿈하고 이를 증명해보일 기회를 기다리고 있는것이다. 【이영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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