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큐레이터/미술계에 뿌리 내렸다/전시기획·해설·발문도 작성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큐레이터/미술계에 뿌리 내렸다/전시기획·해설·발문도 작성

입력
1994.02.04 00:00
0 0

◎박경미씨 등 20∼30대 맹렬한 활동 이제 미술계에서 「큐레이터」라는 말은 낯설지 않다. 5년전쯤만 해도 생소하던 이 말은 큐레이터 자신들의 맹렬한 활동으로 확실한 이미지를 이루어가고 있다. 「미술행정 담당자」혹은 「전시 기획자」등의 의미를 지닌 큐레이터는 작가―화상―미술품 애호가로 이어지던 종래의 3각 구도를 깨고, 자신들의 또다른 역할을 끼워 넣었다.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는 큐레이터들은 대체로 20대 후반부터 30대에 이르며 일반 화랑에 소속되어 그 존재 의미를 높여오고 있다. 현재 활동이 두드러진 큐레이터로 박경미(국제화랑) 박영택(금호) 홍대일(샘터) 정준모(토탈) 진미자(표) 이지미(예) 김혜경씨(아트빔) 등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주로 젊은 작가들의 전시회를 의욕적으로 기획하고 있으며, 또한 「큐레이터」라는 직함을 내걸고 종래에 평론가들이 쓰던 해설문과 발문등을 대신 쓰기도 한다. 

 박경미씨는 92년부터 젊은 화가·조각가 7명이 참여한 「생명을 찾는 사람들전」과 글자로 새로운 형상성을 모색하는 외국작가들을 초대한 「워드전」등을 기획해 호평을 받았다.

 여류서양화가 홍승혜씨는 『파리의 미술인들 중에는 어느 화가가 참여한 전시회인가 하는 점 보다, 어느 큐레이터가 기획한 전시회인가를 더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하고 있다.  

 박영택씨가 근무하는 금호갤러리는 7일까지 그 동안 이 화랑에서 개인전을 가졌던 작가 10명을 선정한 그룹전「자존의 길」을 열고 있다. 박씨는 이 전시회 해설문에서 큐레이터와 관련된 일을 적고 있다.

 <작년 한해에 이루어진 많은 전시들, 행사들, 그림들은 나를 감동시키거나 새로운 눈뜸으로 몰고가기 보다는 진부하고 식상하고 안쓰러웠다고 하는 편이 보다 솔직할 것이다…. 그 표피적이고 무의미하고 지극히 가벼운 것들은 그러나 거대하고 완강하게 자리하고 있다…>

 이 글은 다소 과장된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큐레이터들로 인해 작가론과 작품론의 필자가 한결 풍성해졌다. 이들의 글은 대체로 편안하게 읽히는 장점이 있다. 전시회의 계획단계부터 참여하기 시작한 그들은 작가와 작업의도를 소상하게 알기 때문일 것이다.

 화랑대표들은 대개 『이들의 해설이 친절하고 쉽게 전달되기 때문에 글을 부탁한다』고 말한다. 큐레이터 중에는 평론가로 등단하고 싶어 하는 이들도 있지만, 『평론가 등단을 원치 않는다』고 밝히는 이들도 많다. 

 미술학도 중에 큐레이터를 꿈꾸는 이들은 많지만, 우리의 화랑 혹은 미술관의 규모가 대부분 크지않기 때문에 현재 큐레이터 자리 또한 많지가 않다.【박내부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