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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 차원 백만원」 못믿는다(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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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 차원 백만원」 못믿는다(사설)

입력
1994.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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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노동위의 「돈봉투사건」에 대한 검찰수사가 드디어 시작됐다고 한다. 그동안 국회윤리위에서 직접 이 사건을 다뤄왔었지만 관련자들의 발뺌과 위원회 자체의 규명 한계때문에 지지부진해 온게 사실이었다. 이 때문에 진상규명은 되지도 못한채 국민적 의혹만 커져 검찰수사 필요성이 이미 제기되어 왔었다. 이같은 시점에서의 검찰수사착수에 대해 우리는 몇가지 당부와 걱정을 아울러 전하고자 한다. 

 먼저 강조해둘 것이 성역이나 눈치보기 없는 철두철미한 수사의 필요성이다. 사실 이번 사건은 여러모로 민감하고 곤혹스러운 면을 감추고 있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련 의원들이나 재벌그룹의 구체적 범법혐의가 숨김없이 드러날 경우 사건의 파장이 정치권은 물론이고 기업의 장래나 노사문제에까지 중대한 영향이 미칠 개연성이 이미 충분히 내다보였던 것이다. 이 때문에 알게 모르게 사건을 적당한 선에서 막으려는게 아니냐는 국민적 의혹도 있어온게 사실이었다.

 검찰수사착수와 함께 자보의 이모전무가 그룹관계자들의 그동안의 증언을 뒤엎고 국회윤리위에서 「박모상무개인차원에서의 1백만원전달」사실을 처음 시인한 것도 그런 기도로 의심받을만한 것이다. 어차피 사건자체를 전면부인치 못할바에야 사건을 그룹전체 및 다른 의원들에게까지 번지게 하기보다 박상무개인이 책임지도록 하는 선에서 수습하려는 것으로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검찰스스로가 이런 복잡미묘한 사건을 지금까지의 관례대로 대검중앙수사부에서 직접 맡지 않고  서울지검 특수부로 넘긴 것에 대해서도 벌써부터 뒷말이 나오고 있음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이같은 뒷말이야말로 검찰이 어쩔 수 없이 수사에는 나서지만 벌써부터 사법처리범위나 수위조절을 놓고 고민하고 있음을 스스로 알려주고 있음에 다름아니라는 풀이인 것이다.

 그러고보면 검찰수사에 대한 국민적 걱정과 기대는 너무나 뚜렷하다. 이처럼 어렵고 얽힌 사건일수록 더욱 철저하고 명쾌하게 파헤쳐내는 것이야말로 새시대 개혁검찰의 당연한 책무라는 것이다. 그런 뜻에서 이번 검찰수사의 의미는 중요하다. 대기업의 위증과 뇌물로비진상 및 의원들의 수뢰사실등을 소상히 밝혀낼 뿐아니라 달라진 검찰상마저 펴보일 기회도 되는 것이다. 검찰은 스스로의 위신마저 걸린 이번 수사에서 강한 수사의지로 국민적 기대에 부응, 큰 성과를 거두길 기대하고 당부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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