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실종자 처리문제 큰도움【워싱턴 로이터 공동=연합】 빌 클린턴 미대통령은 지난 30년간 시행돼온 대베트남 경제제재 조치를 해제키로 결정, 오는 4일 이를 공식 발표할 것이라고 미CBS방송이 1일 보도했다.
이 방송은 백악관 관리들의 말을 인용, 재향군인 단체들과 불편한 관계에 있는 클린턴 대통령이 4일께 정치적으로 민감한 대베트남 금수조치를 해제할 것이라고 전했다.
CNN방송도 정통한 소식통들의 말을 빌어 클린턴 대통령이 대베트남 금수해제를 촉구하는 미상원의 결의안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고 전하면서 이번 결정은 양국관계 정상화를 향한 추가조치라고 평가했다.
클린턴 대통령은 베트남과의 경제관계가 재개될 경우 베트남 전쟁당시 발생한 2천2백39명의 실종군인(MIA)문제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판단 아래 경제관계를 전면 회복하는 방안을 선택할 것이라고 CNN방송은 전했다.
한편 이같은 보도가 전해지자 베트남 정부관리들과 베트남에 진출한 미기업들은 이를 환영했다.
베트남 외무부의 구엔 수안 퐁미주국장은『지금 긍정적인 여건들이 조성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앞서 윈스턴 로드미국무부차관보는 지난해 12월 중순 베트남을 방문,베트남 정부로부터 MIA문제해결에 적극 협력할 것이라는 공식입장을 전달받고 귀국함으로써 양국관계의 해빙을 예고했다.
미국은 지난 92년12월 미기업들에 대해 베트남 사무소 개설을 허용한데 이어 지난해 7월에는 베트남에 대한 여신을 승인하고 같은해 9월에는 미기업인들의 현지 프로젝트 참가를 허용하는등 대베트남 제재를 점진적으로 완화해 왔다.
미국은 그러나 미군포로(POW) 및 MIA문제에서 괄목할 만한 진전이 이루어질때까지 대베트남 금수조치 해제를 거부한다는 입장을 줄곧 고수해 왔다.
지난 64년 베트남 전쟁에 참전하면서 하노이 정권을 상대로 금수조치를 취한 미국은 사이공 함락과 함께 제재조치를 베트남 전역으로 확대, 시행해왔다.
◎해설/미기업 진출… 경제실익 노려/워싱턴하노이 곧 관계정상화
2일 미언론에 보도된 미국의 대베트남경제제재 해제 「결정」은 전쟁실종자(MIA)문제 때문에 뒷전으로 밀려온 미국의 경제실익을 챙기겠다는 클린턴행정부의 의도를 반영하는것으로 해석된다.
미상원은 지난달 27일 베트남 금수해제를 행정부에 촉구하는 결의안을 62대 38이란 압도적 표차로 가결시켰고 클린턴은 해제결정을 내릴 수있는 용기와 명분을 갖게 된것이다.
이미 35개가 넘는 미기업들이 하노이와 호치민시에 진출해 있고 코카콜라나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소프트웨어등 미국산제품들이 베트남 전역에서 널리 판매되고 있다. 때문에 미국의 경제제재가 실효성면에서 더이상 의미가 없다는 지적이 일어왔다.
경제제재가 풀릴 경우, 미기업들은 엄청난 수익을 올릴것으로 예상된다. 보잉사의 경우 향후 10년간 5백억달러어치에 해당되는 80대의 민간여객기를 판매할수 있을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에 경제제재가 가해진지 30년, 전쟁의 포성이 멎은지 19년째. 이제 금수가 풀리면 워싱턴과 하노이간의 관계정상화는 시간문제로 남게될 전망이다.【김영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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