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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인사“대폭 물갈이”긴장/대통령「청탁근절」지시속 15일부터 주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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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인사“대폭 물갈이”긴장/대통령「청탁근절」지시속 15일부터 주총

입력
1994.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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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겉으론 환영… 대상임원 「처신」 부담/물밑접촉·비방투서 등 구태는 여전 김영삼대통령의 「금융기관 인사청탁근절」 지시 때문에 금융계가 긴장하고 있다. 새정부출범이후 「투명한 인사원칙」에 대한 강조는 계속돼왔지만 「청탁·압력인사 명단공개」라는 대통령의 강도높은 발언은 정기주총을 보름여 앞둔 은행가의 「인사운동」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것으로 보인다.

 임원인사철만 되면 나타나는 「유력인사 줄대기」현상은 국내금융계의 고질적 병폐로 지적받아왔다. 오랜 관치금융시대를 거치면서 민간법인임에도 불구, 은행은 어느조직보다도 「힘」과 「줄」이 가장 확실하게 작용하는 곳이었다. 5·6공을 통틀어 막강한 은행인사권한을 가진 「금융계의 황제」가 군림해왔고 이같은 구조적인 인사비리는 결국 새정부출범이후 5명의 은행장을 퇴진시키는 엄청난 금융계사정바람을 몰고왔다.

 하지만 「금융기관 인사자율원칙」이 천명됐음에도 불구, 은행가에는 올해도 역시 임원인사를 둘러싼 「물밑청탁」의 구태가 계속되는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무부나 감독당국은 물론 국회의원, 심지어 청와대에도 금융계 인사관련부탁이 밀려들고 있으며 경합관계에 있는 상대방을 비방하는 「투서」도 적잖이 나돌고 있다는것이 금융관계자들의 설명이다.

 특히 15일부터 시작되는 올해 은행정기주총에서는 은행장 10명을 포함, 총 1백20여명의 은행임원들이 임기가 만료되는 「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돼 해당자들의 인사관련 물밑활동은 예상외로 심각한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금융관계자들은 『매년 반복되는 인사잡음이 고위층까지 전달된것 같다. 김대통령의 발언은 올해가 사실상의 금융자율화원년임에도 불구, 재연되는 구태에 강력한 사전쐐기를 박기위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금융계는 또 일단 김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금융자율인사원칙을 다시 한번 천명한것』이라며 환영하고 있지만 해당임원들은 주총을 앞두고 「처신」에 상당한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번 발언의 배경에는 장령자씨 어음사기사건의 실명제위반과 관련, 두명의 은행장이 옷을 벗는 과정에 등장한 문책폭과 절차에 대한 억측도 상당히 작용했던것으로 보인다. 사실 서울신탁은행과 동화은행 임원문책과 후임행장 선출문제를 놓고 금융계에선 「모임원은 동창관계 때문에 징계강도가 낮았다」 「모임원을 구하기 위해 다른 임원을 희생시켰다」는 소리가 난무했으며  「정부가 은행장의 옷을 벗기는것은 사실상 금융자율화의 후퇴」라는 일선금융기관들의 불만도 만만치 않았다.

 이번 발언은 『정부는 물론 누구라도 은행인사에 절대로 개입하지 않겠다. 그러니 은행들도 엄정하고도 깨끗한 인사를 단행해야한다』는 메시지가 담긴것으로 풀이된다. 동시에 금융계인사청탁의 발원지로 알려지고 있는 정치권과 측근들에 대한 「경거망동을 하지말라」는 경고도 담겨있는 것같다.【이성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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