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폭발하고 있다. 또한 투기화되고 있다. 이제 막 불황의 터널을 탈출하고 있는 경제에 어떤 파국적인 영향을 미칠지 우려된다. 경기가 호전될 때는 그 예고지표인 증시에 활력이 붙는것은 자연스럽다. 그러나 지금 우리 증시의 과열은 지나친것같다. 증시의 측정치가 되는 종합주가지수, 거래금액, 고객예탁금등이 거의 연일 신기록을 갱신하고 있다. 고객예탁금이 지난 1일 4조1천44억원에 달했다. 올해들어 한달동안에 1조6천7백여억원 71%가 늘어난것이다. 특히 지난달 21일부터는 하루평균 7백억원이상 증가, 돈의 유입이 급류를 이뤘다. 종합주가지수도 2일 974.26을 기록, 지난 연말의 866.18보다 110포인트이상 올랐다. 조만간 지금까지의 최고기록인 1,000.77(89년4월1일)의 돌파가 예상된다. 새빨갛게 달아오른 증시는 이제는 합리적인 예측이 지배하지 않는다. 돈 놓고 돈을 먹는 투기가 판을 친다. 은행·단자·보험등 금융기관, 기업·사채업자·소액전문투자자·소상인·직장인 및 가정주부의 일반투자자등 전문가와 비전문가를 가릴것 없이 증시에 참여하고 있다.
금융기관과 기업·사채업자들은 기업들의 자금수요가 적고 이자율도 낮아(연11%) 남아도는 돈을 증시에서의 재테크에 쏟아붓고 있다. 때마침 통계청이 발표한 경기지표의 호전이 이 추세를 부추긴다. 심지어 직장인들과 가정주부 가운데는 금융기관에서 융자를 받아 증권매입에 나서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가간다. 소위 개미군단(일반투자자)들의 회귀도 본격화되고 있다. 증시는 88년의 거품상황을 재연한다. 우리나라 증시의 행태로 보아 이제부터가 위험스럽다. 급등에는 급락이 뒤따랐다. 주가는 양극화 현상으로 종목에 따라 차이가 있지마는 장세를 주도하고 있는 전자·반도체·자동차·조선·중공업등의 대형 자산주들은 현단계에서는 오를 만큼은 올랐다는것이 증권전문가들의 평가다.
현재 상장주식시가 총액은 1백26조7천2백억원, 불과 1년6개월만에 2배로 늘어난것이다. 그 사이에 신규상장도 있었지만 그만큼 주가가 빨리 회복 및 인상됐다는것을 뜻한다. 증시의 과열은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증시는 시장자율기능에 맡기는것이 타당하나 자율조정능력을 발휘할만큼 성숙돼있지 않은것같다.
증권당국의 두차례에 걸친 증시진정책은 투기의 열기 앞에 용해됐다. 정부는 증시의 또다른 급락의 진통이 있기 전에 투기를 진정시켜야 한다. 증시의 안정적 성장을 유도해야 한다. 대책의 일환으로 통화환수를 검토하고 있는것으로 알려지고 있는데 괜찮은 방안으로 본다. 또한 증권투기가 늘 부동산투기로 이어져 왔던것을 감안하여 이에 대해 예방조치를 취해야 할것으로 생각된다. 토지에 대한 각종 규제완화가 부동산투기를 유발할 수 있다는것도 유의해야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