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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로시점 미묘… 정치적 파장/재조명받는 「박재규의원 수뢰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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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로시점 미묘… 정치적 파장/재조명받는 「박재규의원 수뢰사건」

입력
1994.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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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후설 뒷받침·「권력이동」 반영 주목 89년 8월말에 발생했던 박재규전의원 수뢰사건이 4년6개월만에 새로운 조명을 받고 있다. 당시 『박의원이 국회농수산위 입법로비자금으로 방제협회로부터 2억원을 받았다』며 이 사실을 검찰에 고발했던 박전의원의 전비서관 전대월씨가 최근 권력핵심부의 배후설을 주장했기 때문이다.

 물론 배명국의원과 당시 정구영민정수석 김영일민정비서관(현 민자당의원)등 전씨가 관련인물로 거론했던 사람들은 펄쩍 뛰며 전씨를 오히려 명예훼손으로 고발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전씨 주장의 진위여부는 좀더 두고봐야 할것같다.

 하지만 박전의원사건은 발생때부터 비리혐의여부와 별개로 당시 정국상황과 관련된 갖가지 해석과 추측을 낳았던 바있어 전씨의 폭로가 새삼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있다.

 전씨 주장의 일부는 사건당시 널리 퍼졌던 여러 추측과 일치되고 있어 이른바 「정치공작설」주장의 신빙성을 한층 높였다는게 정치권의 일반적 해석이다. 아울러 4년이상 지난 사건이 지금와서 재차 재론되는것 자체가 김영삼정부의 출범과 이에따른 힘의 대이동을 반영한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번 사건의 정치적 배경을 살피기 위해서는 1년내내 정치사건으로 점철됐던 89년의 정국상황을 상기해볼 필요가 있다. 무엇보다 89년 새해정가는 벽두부터 소위 노태우정부에 대한 중간평가의 실시여부가 최대 쟁점이었다. 전혀 예상치못했던 여소야대 국회구도로 정국주도권을 상실했던 여권은 한편으로 중간평가유보를 위해 평민당과의 제휴를 추진하면서 다른 한편으로 야당을 한번쯤 길들일수 있는 「고리」를 다각도로 모색하던 터였다.

 때마침 4월을 전후해 문익환목사의 방북사건과 서석재전의원의 동해보궐선거 후보매수사건이 앞다투어 터졌다. 이어 서경원전의원사건이 터지면서 정국은 급랭, 이른바 공안정국으로 여름 한철을 보냈고 이 과정에서 평민당과 민주당등 야당의 입지는 급속히 좁아졌다. 당시 야권은 사건주변의 여러 정황을 들어 공작정치의 냄새가 짙다는 주장을 펴기도 했으나 대부분 묻혀버렸다.

 박전의원의 수뢰사건이 전반적 정국상황에서 중요성을 가졌던 이유는 발생시점이 바로 이같은 공안정국이 어느정도 매듭되어가는 시기였던데 있었다. 

 야당은 실정법위반과 도덕성실추의 충격에서 어느정도 벗어나 목소리를 재차 높이려던 시점에 또 한번의 추문에 휘말린것이다.

 때문에 동해사건에 이은 박전의원사건의 당사자로서 누구보다 곤혹감을 감추지 못했던 현여권이 이번 사건을 보는 시각은 다소 복합적이다.

 이와 관련, 여권의 고위관계자는 『전씨의 개인이력에 문제가 많고 그동안의 행각에도 의심스러운 구석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던것은 사실』이라며 『그러나 전씨 진술의 구체성으로 미뤄볼때 소위 풍문으로만 전해지던 정치공작이 청와대 검찰등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졌다는 단초를 발견할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사건의 진실은 앞으로 밝혀지겠지만 정치개혁이 조속히 매듭돼야한다는 당위성과 현실성이 더욱 강조된 셈』이라며 『전씨같은 사람이 어느날 「 양심선언」을 할수 있는 풍토도 깨뜨려야한다』고 덧붙였다.【이유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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