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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전쟁」관 애국심/홍선근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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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전쟁」관 애국심/홍선근 경제부기자(기자의 눈)

입력
1994.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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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3년은 국산담배와 양담배의 치열한 담배전쟁에서 커다란 국면변화가 있었던 해로 기록될 만하다. 지난 88년의 담배시장 개방이후 끈질긴 시장공략에도 불구하고 5년여동안 4∼5%의 시장점유율에 만족해야 했던 외국담배가 지난해엔 점유율을 6.7%로 끌어올리는데 성공했다. 한해 사이에 판매량이 전년보다 34.2%나 증가, 시장점유율이 1.5%포인트 높아진것이다. 국산담배의 판매증가율이 2.9%였던것을 감안하면 국산담배가 거북이걸음을 하고있는 사이 외국담배는 토끼뜀을 한 형국이다.

 담배전쟁은 기본적으로 개방전까지 한국담배인삼공사가 독점하던 3조원규모의 국내시장을 외국업체들이 공략하는 양상으로 전개됐다. 외국담배의 무차별적인 공세에 대해 의외로 국산담배는 자기방어를 잘하는것으로 비쳐졌다. 『일반적으로 외제에 약하다는 한국인이 담배시장만큼은 잘 지키고 있다』며 이미 외국담배점유율이 17%대에 이른 일본등 주변국들의 부러움을 사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는 사정이 달라졌다. 국산담배의 방어벽이 무너지기 시작한것이다. 그동안 외국담배업체들이 국내시장에 쏟아부은 엄청난 서비스공세가 이제야 비로소 효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6년전에 물량공세로 시작된 담배전쟁이 이제 구체적인 시장점유율로 가시화되고 있다는 얘기다. 『한국인이 담배시장을 잘 지켰다』는 말을 계속 들을 수 있을지는 앞으로 몇년이 지나봐야 알것 같다.

 일부에선 애국심의 퇴색을 들먹이고 있으나 외제담배의 공세를 애국심 하나로 버티겠다는것 자체가 애초부터 무리였다. 담배인삼공사가 이 점을 인식하지 않고선 외제담배공세를 막아낼 재간이 없다. 품질경쟁력과 판매망경쟁력을 확보하는 길밖에 다른 도리가 없다. 담배인삼공사가 「공기업」이라는 한계를 극복, 품질·서비스·마케팅등 모든 분야에서 세계적인 담배기업과 싸워 이길 수 있는 경쟁력을 갖추지 않은채 애국심에만 매달리다간 국민으로부터 더욱 외면당하는 결과를 부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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