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재 편중·내용 어렵고 중복 많아/해외제작 일색 국내사례엔 인색 개방화·국제화관련 TV특집이 홍수를 이루고 있으나 주제가 무겁거나 한쪽으로 치우쳐 있어 일반 시청들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한다는 지적이 높다. UR협상과 정부의 국제화시대선언에 맞춰 쏟아내고 있는 특집들이 다루는 주제는 주로 경제와 교육문제. 대부분 해외현지에서 제작해 방영하고 있다.
이들 특집의 목적은 외국의 사례나 외국속에 한국의 현실을 통해 개방화와 국제화에 대비한 우리의 자세를 가다듬자는것이다. 그러나 요란한 방영만큼 시청자들의 관심은 그리 높지가 않다.
개방화·세계화 관련특집은 MBC가 지난달 26일 방영한 「21세기, 세계가 앞서간다」를 비롯한 10여편이 시리즈형식으로 방영되고 있거나 준비중이다. KBS는 1TV를 통해 이번주부터 94특별기획시리즈를 매일 하오 7시40분에 방송하고 있다.
「개방시대, 달라지는 풍속도」란 부제의 이 특집은 한국에 취업한 외국인의 실태와 기업에 부는 세계화바람이 이미 방송됐고 그 뒤를 이어 시사다큐멘터리형식으로 일본의 경제얘기가 3회연속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4일에는 미국MIT총장에게 국제경쟁력 강화의 길을 듣는 시간도 마련했다.
MBC는 특정국가의 경제실상을 소개하는「21세기, 세계…」 시리즈를 매주 수요일에 계속해서 방송하고 있다. 가장 많은 특집을 준비한 SBS는 주제를 경제보다는 교육에 초점을 맞춘 프로들이다.
연중기획「21세기 신한국의 선택」두번째 시리즈로 7부작「새로운 교육을 위하여」를 방송중인 SBS는 선진 각국의 교육개혁현장을 탐방하는「세계의 어린이」를 매주 일요일(하오3시50분) 7부작으로 방영할 계획이다. 그리고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한 경제관련 프로인「달리는 사람들」을 신설, 일요일 심야(밤 12시)에 방영키로 했다.
이중 국내 중소기업인을 초대해 경영철학과 기업의 이면사를 듣는「달리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해외현지에서 제작한것들이다. 그러나 일시에 쏟아지고 있는 이들 특집은 주제가 너무 한쪽으로 치우쳐 있는데다 일반시청자들이 관심을 갖기엔 소재나 내용이 부적합하다는 지적이 많다. 이미 방영된 프로그램의 경우 마치 경제전문가나 정책담당자, 특정기업 종사자를 위한 프로그램이라는 인상이 짙고 시청률도 극히 저조하다는것이다.
KBS가 1일 방영한「기업에 부는 세계화바람」의 경우 비교적 일반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수 있었으나 국제화를 위한 우리 기업들의 단편적인 변신현장 소개에만 급급한 나머지 외국기업과의 비교가 없어 해외제작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지 못했다. SBS의 「새로운 교육을 위하여」역시 이미 다른 방송에서 다룬 내용을 거의 반복, 낭비라는 비판도 있다.
이같은 현상은 우선 방송이 개방화·국제화바람을 좇아 성급하게 해외제작을 남발, 졸속이 많고 정확한 시청대상자를 고려하지 않은데서 비롯되고 있다. 김우롱교수(외대신방과)는 『TV는 어떤 프로든 기본적으로 일반시청자를 대상으로 한다』며『경제관련 특집들이 이를 잊고 있거나 지나치게 의식하기 때문에 아예 일반시청자가 외면하는 전문가 중심프로 아니면 풍물기행이 되는 혼란이 온다』고 했다.
【이대현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