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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혹스런 김 대통령(앞과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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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혹스런 김 대통령(앞과뒤)

입력
1994.02.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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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발위 발족하던날 UR반대시위가 폭력사태로/올 첫 지방순시로 부산방문길 내내 침울한표정 김영삼대통령은 2일 올해 지방순시의 첫 일정으로 부산시와 경남도를 방문했다. 취임후 두번째 지방순시이지만 이 지역 방문은 역시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을것이다. 그렇지만 서울을 떠나기전 김대통령의 표정은 그리 밝지 못했다.

 전날 있었던 우루과이라운드(UR) 비준반대시위에서 벌어진 폭력사태 때문이었다. 김대통령은 청와대관저에서 최형우 내무장관과 박관용 비서실장으로부터 사태를 보고받고 매우 침통한 표정이었다고 한다. 『민주주의의 기본질서는 지켜야 하는데 이런 폭력사태가 일어나다니…』라며 한탄했다는것이다.

 주돈식대변인은 『대통령이 상당한 충격을 받은것같다』면서 『대통령은 어젯밤 폭력사태를 보고받은 이후부터 계속 침통한 표정이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대통령은 부산으로 가는 공군1호기 기내에서도 최내무장관과 이의근 행정수석등을 수시로 불러 폭력사태의 원인과 주동자 수사상황을 묻고 이기태 서울경찰청장에게 전화를 걸어 철저한 수사를 지시했다.

 전날 서울 도심에서 집회와 시위가 있기 직전 김대통령은 대통령자문기구로 발족한 농어촌발전위원회위원 30명에게 위촉장을 주고 오찬을 함께 했다. 이 기구는 바로 UR타결로 좌절감에 빠져있는 농어촌에 희망과 용기를 불러 일으킬 수 있는 지원책을 마련하기 위해 발족됐다. 그리고 이 농발위에는 공교롭게도 「쌀과 기초농산물수입개방저지 범국민비상대책위」와 그 소속단체인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농어민후계자연합회등의 대표가 위원으로 참가하고 있다. 1일 집회를 주최한 단체들이다.

 청와대관계자들은 1일의 폭력사태가 집회를 준비한 단체들에 의해 일어난게 결코 아니라고 말했다. 정부는 UR타결을 기정 사실화하고 그에 따른 대책마련의 일환으로 농발위를 발족시켰다. 그러나 농발위에 참여한 제도권밖의 농어민단체는 UR비준을 반대해왔다. 그래서 농발위에 참여한 이들 단체의 대표들은 당초 참여권유를 받고 상당히 고심했던것으로 알려졌다. UR비준반대시위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김대통령은 부산으로 가는 기내에서 최내무장관에게 『시위진압과정에서 경찰이 자제한것은 잘한 일』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UR문제에 관한한 김대통령정부는 곤혹스러운 입장일 수밖에 없을것이다.【최규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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